추억의 에스콰이아 매출 1000억 재돌파...역주행 비결은? [신기방기 사업모델]
에스콰이아.
역대 대통령이 신던 국산 구두로 유명했다. 1980년대는 국내 최정상 구두, 피혁 회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매출액도 많을 때는 3000억원에 달했다.
여기서 주목할 표현은 ‘했다’다. 모두 과거 얘기다. 에스콰이아는 전통은 있지만 ‘올드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패션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동종 업계 해외 브랜드 진출, 거듭된 신사업 실패 등 고배를 마신 끝에 법정관리까지 갔다.
2015년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하고 나서도 매출은 한동안 시원찮았다. 2016년 매출 346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은 더해졌다.
그랬던 회사가 형지 인수 6년 만인 지난해 매출 1150억원(소비자 판매가 기준), 영업이익 30억원대로 뛰어 올라 유통업계를 놀라게 했다. 소위 올드 브랜드의 역주행이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회사 관계자는 “실적 개선 비결은 유통 다각화, 아이템 다양화, 발 빠른 시장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콰이아는 어떻게 유통 다각화를 했을까. 사실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두, 잡화 코너는 점점 축소되는 분위기다. 당연히 에스콰이아 계열 브랜드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을 터. 에스콰이아는 이를 온라인, 홈쇼핑, B2B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위기를 타개해나갔다.
특히 온라인과 홈쇼핑 매출이 급등하면서 팬데믹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는 후문.
곽태수 에스콰이아 총괄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 과정에서 중고가 핸드백, 액세서리 브랜드가 많이 사라졌다”며 “그 틈새를 트렌디한 디자인, 넉넉한 수납 공간, 관리하기 쉬운 소재가 더해진 합리적인 가격의 핸드백을 만들어 홈쇼핑을 통해 채웠다”고 소개했다. 에스콰이아의 핸드백 라인인 모니카, 시그니쳐, 조이, 헤로즈와 관계 브랜드 ‘소노비’의 줄리엣, 메이플 시리즈는 각종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벌였다.
곽태수 본부장은 “에스콰이아 하면 구두를 떠올리지만 각종 핸드백, 지갑,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고객 연령층을 다양하게 만든 것도 매출 성장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구두 제품 내에서도 상품 다양화를 꾀한 부분도 효자 역할을 했다. 종전 히트 상품은 남성 드레스화, 여성 슬립온 캐주얼화였다. 이를 계절에 맞춰 좀 더 다채롭게 신상품을 내놓자 소비자 반응이 왔다.
회사 관계자는 “봄여름 시즌에는 접근성 좋은 가격대의 여름 샌들, 가을겨울(FW) 시즌에는 퍼(모피) 부츠를 베스트셀러로 키워냈다”고 소개했다. 그 덕에 단골 고객 외 신규 고객군이 형성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곽태수 본부장은 “2030년 매출 1조원의 ‘글로벌 패션 컴퍼니’를 목표로 설정했다. 2023년은 그 원년의 해가 될 것이다. 이미 온라인으로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출하기 시작했고, 동남아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한국적인 이미지의 핸드백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패션그룹형지의 장점도 에스콰이아에 이식시킬 계획이다.
곽 본부장은 “백화점 한 지점 매출액이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의 힘은 강력하다”며 “전국 1000여개 대리점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모그룹 역량을 에스콰이아에 적극 심어 자체 거리 매장 확장으로 올해 16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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