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3대 실명질환' 녹내장…젊다고 안심하면 안 돼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통상 노화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져 결국 실명까지 치닫게 되는 것인데 보통 눈의 노화와 안압 상승이 함께 오며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저검사를 받고 있는 청년 여성 [사진제공=김안과병원]

하지만 최근 젊은 연령대에서도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젊을 때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2021년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10%는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을 때 나타나는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고도 근시다. 고도 근시 환자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정상 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길어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얇고, 힘도 약해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또 고도 근시인 눈과 정시인 눈의 시신경유두 모양을 비교했을 때, 근시가 없는 눈은 동그란 도넛 모양을 한 데 비해 고도 근시가 있는 눈은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고 방향도 뒤틀린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병할 위험이 커진다.

이외에도 ▲영·유아 시기부터 눈의 방수 배출 기능 이상으로 안압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 녹내장 ▲당뇨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생혈관 녹내장 ▲라식·라섹 등 시력 교정술과 포도막염 등 안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오래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녹내장 ▲외상으로 인해 눈을 다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등이 20~30대의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녹내장은 초기에 발견해 꾸준히 잘 치료받는다면 실명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젊더라도 주기적으로 안압, 안저 검사 등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는 40세 미만은 2~4년 주기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40세 이상~60세 미만은 2~3년, 60세 이상은 1~2년을 추천하고 있다.

정종진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은 “젊을수록 눈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일반 건강검진에는 안저검사가 포함되지 않아 증상이 꽤 진행된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녹내장은 발견 시기와 대처 방법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