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금 뚝 끊긴 '스타트업 요람'…정치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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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올해 1분기 조달한 자금이 1년 전보다 70% 가량 급감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요람'으로 불리는 기술 허브지만 '사법 개혁'으로 인한 정국 혼란에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했던 사법 개혁안으로 국가 전체가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면서 투자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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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사법 개혁 추진에 투자자 우려 확대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올해 1분기 조달한 자금이 1년 전보다 70% 가량 급감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요람'으로 불리는 기술 허브지만 '사법 개혁'으로 인한 정국 혼란에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벤처캐피털(IVC) 리서치 센터는 올 1분기 이스라엘 테크 기업이 17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분기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로 VC의 투자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긴 했지만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여타 국가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줄었다. IVC 리서치 센터와 시장조사업체 CB 인사이트 분석을 종합하면 1분기 전 세계 기술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직전 분기 대비 13% 줄었다. 유럽에선 12%, 미국에선 1% 감소했는데 이스라엘에선 같은 기간 무려 20%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이스라엘의 기술 산업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부문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6%, 수출의 대략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의 투자 불황이 국가 경제에 입힐 타격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정치적 혼란이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직면한 투자 가뭄 원인으로 꼽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했던 사법 개혁안으로 국가 전체가 정치적 혼란에 휩싸이면서 투자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입법안을 밀어붙였지만 국내외 저항과 반발에 부딪혀 일시 중단한 상태다.
드로어 빈 이스라엘 혁신청장은 "우리는 오늘 글로벌 위기의 중심에 서 있고 위기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기엔 여전히 너무 이르다"며 "이에 더해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불러일으킨 지역적 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 위기가 타개된다고 하더라도 해결책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후에도 투자자들과 다시 신뢰를 쌓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비영리기구인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이 지난달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4%가 사법 개혁안이 해외 투자금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스라엘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달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 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사법 개혁안이 국가 경제 전망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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