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폐기 '성공적'…무너진 수출은 '암울'[尹정부 1년]

임은석 2023. 5. 5.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13년 만에 원전 수출 물꼬
수출 7개월 연속 마이너스
무역적자 13개월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시점 국민에게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정책이 탈원전 폐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가속화하면서 원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폴란드와 한국형 원전 수출 업무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원전 수출에서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품목의 수출 부진이 시작됐을때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출국 다변화에 실패한 점도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품목과 국가의 다각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13년 만에 원전 수출 물꼬

경북 울진군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 1·2호기 전경.ⓒ뉴시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중단된 원전의 계속운전을 허가하고 해외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산업부는 지난 2017년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내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이르면 7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및 후속 부지정지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고리 2호기의 재가동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3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고리2호기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고리 2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2019~2020년 계속운전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면서 지난달 가동 중단됐다.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폴란드와 한국형 원전 수출 업무협력의향서를 체결하면서 13년 만에 수출 물꼬를 텄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10월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전 건설을 골자로 하는 LOI를 체결한 바 있다.


수주액은 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영국원자력청과 신규원전 사업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튀르키예와 원전 프로젝트를 참여하기 위해 예비 제안서를 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인 'APR1400' 노형, 기자재, 운영보수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한 '원전수출전략추진위원회'를 꾸려 해외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추진위는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 금융기관, 공기업, 민간전문가 등 약 30개 원전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원전수출 컨트롤타워다.

반도체 부진에 무너진 수출…수출품목·국가 다각화 절실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출은 내리막을 겪고 있다. 출범 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던 무역수지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하고 무역적자는 14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496억2000만달러, 수입은 522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26억2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578억4000만달러)보다 14.2% 줄었다. 수출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증감률이 2022년 10월 -5.8%를 기록한 이후 지난 달까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이후 가장 긴 기간의 연속 수출감소 기록이다.


무역적자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정부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수출 플러스' 대응체계를 구축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달 두 자릿 수 감소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악화도 수출 부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지난 6월 이후 10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수출에서 반도체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수출 편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출품목 다변화 해야하고 중국으로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와 일본, 유럽연합(EU) 등을 비롯해 자원부국 등 유망시장으로의 수출을 늘려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해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출이 증가하거나 전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품목을 발굴해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자원부국 등 유망시장 진출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