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전염 우려에 지역은행주 급락...다우 0.86%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결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지역은행발 위기 우려가 재확산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팩웨스트방코프의 주가가 반토막나는 등 지역은행주가 줄줄이 내려앉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6.50포인트(0.86%) 하락한 3만3127.7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9.53포인트(0.72%) 낮은 4061.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8.93포인트(0.49%) 하락한 1만1966.4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이날 하락세로 인해 연초 대비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P500지수에서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은행, 에너지, 산업, 통신 관련주의 낙폭이 1%를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지역은행주들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팩웨스트는 전날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장 대비 50.62% 급락했다. 웨스트얼라이언스는 38%, 자이언트방코프는 12%이상 하락했다. SP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5%이상 밀렸다.
이와 함께 AMD는 새로운 인공지능(AI) 프로세서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 후 6%이상 상승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공개하며 28%대 급락했다. 이날 장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1%가까이 하락해 정규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전날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 등을 소화하면서 지역 은행들의 매각 및 위기 감염 가능성, 지역은행주 급락 사태 등을 주시했다. 전날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Fed에 이어 이날 유럽중앙은행(ECB)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ECB는 통화정책결정문을 통해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한 Fed와 달리 추가 긴축 여지도 분명하게 남겼다.
이러한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기조는 지역은행권 위기를 한층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CNBC에 출연해 Fed가 현재처럼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경우 은행권 스트레스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지역은행의 추가 파산 가능성도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주가가 반토막난 팩웨스트에 쏠리고 있다. 팩웨스트는 성명을 통해 잠재적 투자자, 파트너들과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팩웨스트는 1분기 실적 발표당시 예금 수신액이 50억달러 이상 줄었다고 밝혔었다. 팩웨스트 외에도 웨스트얼라이언스방코프 역시 매각 보도가 나왔으나 회사가 이를 부인하는 성명을 내면서 다소 진화된 상태다. 퍼스트호라이즌은 규제당국의 승인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TD은행과의 합병을 철회했다고 확인했다.
다음 날에는 4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실업률 등이 공개된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케이스 앱톤 전무는 "하반기에 자금이 쉽게 흐르지 않으면서 간접적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 "Fed가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 내일 발표되는 일자리 수치가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5월8일 공개되는 Fed의 대출 담당자 여론조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우드 애널리스트는 전날 Fed가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면서 선물시장은 연말까지 0.75%포인트 인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경제 지표도 악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24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3000건 늘어났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23만6000건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Fed의 누적된 긴축 여파로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1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기 대비 2.7% 줄어들었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보다 더 큰 하락폭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은행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재확산하며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3.76%, 10년물 금리는 3.36%선에서 움직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스톡차터스닷컴의 데이비드 켈러 수석시장전략가는 S&P500지수가 현 수준에서 5%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센트(0.06%) 하락한 배럴당 68.5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올해 3월 20일 이후 최저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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