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어린이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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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5월 5일 문을 열었다.
한참 뒤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화로 서울이 점점 커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이곳에 공원을 조성했다.
어린이대공원은 여의도공원의 3배쯤 되는 큰 공원이다.
지금은 서울랜드, 에버랜드, 롯데월드에 밀려 놀이기구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청룡열차 탔다는 건 엄청난 자랑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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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5월 5일 문을 열었다. 원래 이곳은 순종이 황태자일 때 숨진 순명황후가 안장된 유강원(裕康園)이었다. 순종이 승하하자 영친왕은 능을 경기도 남양주로 옮기고 경성골프구락부에 땅을 기증해 ‘군자리 골프장’을 열게 했다. 한참 뒤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화로 서울이 점점 커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이곳에 공원을 조성했다.
어린이대공원은 여의도공원의 3배쯤 되는 큰 공원이다. 클럽하우스를 개조해 과학관과 자연학습실을 만들었다. 동물원은 다른 곳에 없는 히말라야원숭이와 분홍콩고잉꼬를, 식물원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기증한 바나나 나무와 야자수를 내세웠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하이랜드라는 놀이동산이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첫 롤러코스터 청룡열차가 최고였다. 너무 천천히 움직여 지금이라면 놀이기구라고 부르지도 못할 모노레일도 각광을 받았다.
개장 첫날 어린이대공원에는 6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서울 인구가 600만명이었으니 서울시민의 10분의 1이다. 정문 옆 미아보호소에서 부모를 찾은 어린이가 3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어린이날에 특별히 출입이 허용된 잔디밭에 앉아 한 손에 솜사탕을 든 채 어머니가 싸준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친구들이 많다. 지금은 서울랜드, 에버랜드, 롯데월드에 밀려 놀이기구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청룡열차 탔다는 건 엄청난 자랑거리였다. 공원입장료 100원, 놀이동산 입장료 50원, 청룡열차가 100원으로 4인 가족은 5000원도 부족하다는 비판 기사도 쏟아졌다. 평범한 직장인 월급이 2만~3만원일 때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금 어린이대공원은 24시간 무료 개방이다. 2006년 서울시가 조례를 바꿔 지역 주민 쉼터로 정성껏 가꿔왔다. 오래된 공원이어서 한 바퀴 도는 산책로는 도심에서 느끼기 어려운 호젓함마저 준다. 어린이날, 비가 온다고 실망 말고 아이들과 우산을 나눠쓰고 숲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어떨까.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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