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칙’ 강조하는 정부… 경색된 노·정 관계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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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을 맞는 윤석열정부가 '3대 개혁' 중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노동개혁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혁은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두 가지 핵심과제로 압축된다.
윤 대통령은 어느 정부보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속도전을 주문했지만, 얼어붙은 노정 관계에다 '주69시간' 논란까지 겹치면서 노동개혁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근로시간 개편안은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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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유연화 공전 거듭
“다양한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공정채용법’ 이달 중 입법예고
출범 1년을 맞는 윤석열정부가 ‘3대 개혁’ 중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노동개혁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혁은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두 가지 핵심과제로 압축된다. 윤 대통령은 어느 정부보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속도전을 주문했지만, 얼어붙은 노정 관계에다 ‘주69시간’ 논란까지 겹치면서 노동개혁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근로시간 개편안은 표류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노동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것은 지난해 7월 발족한 전문가 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다. 연구회는 5개월간의 활동 끝에 같은 해 12월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중 주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방안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그대로 반영돼 지난 3월 입법예고로 이어졌다. 연구회 권고에 따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상생임금위원회’도 지난 2월부터 운영 중이다.
그러나 정부 개편안은 주 최대 근로시간을 69시간까지 늘린다는 논란과 함께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혀 ‘의견수렴’ 단계에서 공전하고 있다. 특히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 등 ‘MZ노조’마저 등을 돌렸다. 정부는 이달부터 근로시간 제도 개편 관련 6000명 대상 국민 설문을 추진할 계획이다.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제도를 보완해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계와의 관계는 아직 대화 없는 긴장 속에 놓여 있다. 윤 대통령은 노사 관계에도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며 지난해 12월 화물연대 파업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했고, 자진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노동개혁 동력을 얻은 정부가 ‘노조 회계투명성 강화’를 명목으로 회계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면서 노정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건설노조를 대상으로 진행된 전방위 압수수색도 ‘노조 탄압’이라는 노동계 반발을 키웠다.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동개혁 자문단에는 양대 노총 등 노동자단체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노동개혁이 산적해 있는 만큼 소통 없는 개혁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제도설계 단계부터 전문가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중 불공정 채용을 막기 위한 ‘공정채용법’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포괄임금·고정OT(연장근로) 오남용 근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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