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측근 “주가 상승 원치 않는 종목 발굴, 서서히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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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의 비밀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무실은 라 대표가 주가조작단 핵심 3인방으로 꼽히는 전 프로골프 선수 안모씨, H사의 등기상 대표이사 변모씨와 함께 투자 전략 등을 논의했던 곳이다.
수사팀은 라 대표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변 인물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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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송 의사 밝힌 140여명
1인당 피해 규모 10억원 넘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의 비밀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에 있는 라 대표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사무실은 라 대표가 주가조작단 핵심 3인방으로 꼽히는 전 프로골프 선수 안모씨, H사의 등기상 대표이사 변모씨와 함께 투자 전략 등을 논의했던 곳이다.
수사팀은 이날 투자 수익금을 빼돌리는 과정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라 대표의 측근 손모씨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라 대표 등은 투자 수익금 일부를 골프아카데미와 헬스장, 식당,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수수료 명목으로 넘겨받아 돈세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친구 권유로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해를 본 40대 A씨는 지난 3일 취재진과 만나 투자 경위와 주가조작단의 수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의 한 골프아카데미에서 변씨를 만나 투자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이 골프아카데미는 안씨 소유로 연예인과 재력가들이 자주 찾았다고 알려진 곳이다.
A씨에 따르면 변씨는 이 자리에서 “대주주가 지분을 독과점하고 있는 기업 중 주가가 오르는 걸 원치 않는 종목을 발굴해 (우리가) 서서히 올린다”며 투자 방식을 설명했다. 라 대표 측은 실제로 상속 이슈로 주식이 저평가돼 있고 주식 유통량이 많지 않은 종목을 골라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유통량이 적으면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들이 투자했다가 최근 급락한 종목 8개 중 7개는 상속 이슈가 있는 기업으로 파악됐다.
A씨는 투자한 종목의 비현실적인 우상향 추세에 “‘이게 괜찮은 건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투자를 제안한 친구를 찾아가 “가격이 계속 올라가려면 누군가 계속 사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매물을) 받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A씨보다 2년 앞서 투자를 해온 친구는 “(뒤에) 회장님이 있다. 오히려 돈을 잃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안심을 시켰다고 한다.
A씨 역시 다른 투자자들처럼 변씨에게 휴대전화까지 건넸다. 5000만원으로 시작한 투자가 성과를 내자 4억여원까지 투자금을 늘렸다. 그러나 그는 라 대표 측에서 자기 몰래 신용거래융자까지 받을지는 몰랐다고 한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그는 결국 9억원 가까운 빚을 지게 됐다. A씨 친구는 100억원대 빚더미에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에 따르면 현재까지 소송 의사를 밝힌 투자자는 140여명으로 1인당 피해 규모는 10억원 이상이다.
수사팀은 라 대표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변 인물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이 통정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등 수사자료도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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