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파이크는 사흘 만에 구속, 유아인은 석달째 수사… 왜?

성윤수 2023. 5. 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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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상습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사진)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머리카락 분석 등에서 나온 마약류 종류가 많다 보니 투약 시기, 매입 경위 및 공급망 등을 특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그간 유씨에게 마약을 제공한 유통책, 마약 투약을 도운 공범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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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주 2차 소환 조사 예정
“마약 5종… 투약 시기·장소 구체화
공급망 각각 밝히는 데 시간 필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씨가 지난 3월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류 상습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사진)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머리카락 분석 등에서 나온 마약류 종류가 많다 보니 투약 시기, 매입 경위 및 공급망 등을 특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다음 주쯤 유씨를 2차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3월 27일 1차 조사 후 40여일 만이다. 경찰은 그간 유씨에게 마약을 제공한 유통책, 마약 투약을 도운 공범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해 왔다.

유씨의 마약 투약 의혹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찰에 유씨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심 기록을 넘기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경찰은 지난 2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유씨의 신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 결과 유씨 모발에서 프로포폴 외에도 케타민·코카인·대마·졸피뎀 등이 검출됐다.

마약 투약 사실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나오면서 유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통상 대중 주목도가 높은 유명인의 마약 스캔들 수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도 했다. 작곡가 돈스파이크의 경우 현행범인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9월 체포부터 구속까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유씨는 압수수색을 한 지 100일이 다 돼가도록 여전히 진행형이다. 더딘 수사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씨 몸에서 애초 타깃이 아니었던 대마, 코카인, 졸피뎀 등 최소 5종의 투약 의심 마약류가 나온 점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마약 종류가 다양하다는 건 공급망이 제각각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한다. 유죄 입증을 위해서는 투약 시기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하는데, 이것들이 마구 얽혀 있는 셈이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최근 “프로포폴, 대마, 졸피뎀 등 사안이 달라 혐의도 다수다. 그렇다 보니 입증을 위한 수사대상도 다수고 병원도 여러 군데라 압수물 분석도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김희준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는 “모발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으면 마약을 투약한 것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은 된 것”이라며 “다만 언제 어디서 했는지 특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막연하게 양성이 나왔고 몇 년도에 투약했다 수준이면 법원에서 ‘공소사실 특정이 안 됐다’며 공소기각 결정을 한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문제와도 관련돼 최소 몇 월 초순, 중순 정도라도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코카인 등 추적이 어려운 불법 마약이 검출된 것도 수사 장기화의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유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프로포폴과 케타민 투약은 치료 목적이었으며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약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병원을 압수수색해 투약 기록을 알 수 있는 케타민, 프로포폴과 달리 코카인은 불법 마약이라 병원 압수수색으로는 (기록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공범 진술을 비롯해 다른 방법으로 증거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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