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통제하느냐, 그대로 두느냐… ‘라모나’는 그 중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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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로맨스 영화 '라모나'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
이 영화는 배우지망생인 라모나가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내적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이에 대해 바그니 감독은 "'라모나'라는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서 클래식한 흑백영화로 탄생했다. 감독은 자신의 비전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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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로마국제영화제 각본상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서 소개
“한국 관객은 ‘라모나’를 어떻게 볼까요?”
지난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로맨스 영화 ‘라모나’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 이 영화는 배우지망생인 라모나가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내적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아틀란티다 마요르카 영화제, 올덴부르크 국제영화제, 헬싱키 국제영화제 등 7개 영화제에서 초청도 받았다.
‘라모나’를 연출한 스페인 출신 안드레아 바그니 감독은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 이 작품은 그가 서른일곱에 내놓은 첫 장편이다. 현대사와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결혼 이후 석사학위로 영화를 전공했다. 영화공부를 하면서 육아를 병행했다. 그래서 첫 장편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 영화의 거리 인근 카페에서 만난 바그니 감독은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웃을지, 조용히 감상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라모나’는 16㎜ 필름으로 만든 흑백영화다. 아날로그적인 촬영방식에 스페인 사람들은 그를 보며 “미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그니 감독은 “‘라모나’라는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서 클래식한 흑백영화로 탄생했다. 감독은 자신의 비전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다른 걸 만들고 싶진 않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한국 관객도 만나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극 중 라모나는 함께 영화를 만드는 브루노 감독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린다. 소울메이트를 드디어 만난 듯했다. 하지만 라모나에겐 오랜 시간 함께 한 남자친구 니코가 있다. “충동적으로 살면 안 돼”라고 되뇌면서 사랑의 감정을 부정한다. 이런 라모나의 내면적 갈등은 바그니 감독이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삶을 통제하고 계획을 세우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흘러가는 대로 두려고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라모나는 그사이에 끼어있어요. 우리 삶이란 건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죠. 계속 문제가 생기는데 해결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요. 그게 흥미롭죠. 그래서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할 수 있는 거예요.”
바그니 감독에게 영화의 주요 소재는 사랑과 죽음이었다. 스스로 두 주제에 ‘집착’하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는 “사랑과 죽음은 연결돼있다. 사람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사랑에 헌신적인 태도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죽음에 대한 도전’이라고 요약했다. 바그니 감독은 “내가 죽더라도 ‘라모나’라는 작품은 남는다. 너무 빨리 흘러가는 내 가족의 시간을 순간순간 포착해 잡아 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그니 감독은 라모나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는 건 매우 소중한 일이자 목표였다. 라모나 역시 얼른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자 한다. 라모나가 브루노 감독을 선택하지 않고 니코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도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결단으로 볼 수 있다.
바그니 감독은 “‘라모나’를 만드는 건 정말 도전적인 일이었다. 이제 내가 뿌린 씨앗을 수확하는 시기”라며 “현재는 ‘라모나’의 주연 배우 루르데스 에르난데스 곤살레스와 함께 뮤지컬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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