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윤관석·이성만 검찰 소환 임박…"출석일정 조율 중"

윤관석·이성만,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건…국회·지역구 사무실 압수수색
검찰 "책임 범위·경중 가리기 위한 수사 신속하게 진행 중"
'총선용 정치수사' 송영길 비판에는…"피의자의 검찰 수사 폄하, 심히 유감"
"이정근 녹음파일, 적법한 절차 따라 확보…그렇지 않았다면 압색영장 발부 안 됐을 것"

윤관석(왼쪽), 이성만(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을 세우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현역 의원들의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두 의원을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들의 국회·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지세를 유지하고자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게 지시해 총 6000만원을 마련하고, 이 돈을 민주당 국회의원 수십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전국대의원·권리당원을 포섭하는 데 쓰기 위해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의 지인으로부터 현금 1000만원을 전달받아 이 중 900만원을 지역본부장 10여명에게 전달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책임 범위와 경중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달 2일 송 전 대표가 검찰 수사를 '인생털이 수사·총선용 정치수사'로 비판한 데 대해서는 "피의자가 검찰 수사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처럼 송 전 대표도 정치권력자로서 사건 관련자들에게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거대 야당 대표를 지내셨기 때문에 그런 신분적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검찰은 올해 2월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구속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현직 국회의원이자 제1야당 대표로서 우리나 최고 정치권력자 중 한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정근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송 전 대표의 주장에는 "녹음파일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보됐고 그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송 전 대표가 사건을 선거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공공수사부로 재배당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는 "당 대표 경선에서 벌어진 금품 살포는 부패범죄"라며 "반부패부에서 수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이날 오전 돈봉투의 '자금줄'로 의심받는 사업가 김모 씨를 불러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김 씨는 '강래구 씨가 돈을 마련해달라고 했나', '8000만원을 마련해주지 않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돈봉투 살포 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강 회장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에 '스폰서'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아울러 검찰은 송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경기지역 본부장으로 활동했던 전 민주당 경기 동두천·연천시 지역위원장 유모 씨와 전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조모 씨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전날 전남 지역 본부장 서모 씨와 경북 지역 본부장 정모 씨를 소환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은 이들이 강 회장 등에게서 총 1400만원을 받은 지역본부장 중 일부라고 의심한다.

검찰은 이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금 조달·전달 과정을 규명한 뒤,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