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나다나엘의 무화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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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찾는 노력이 때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빌립은 나다나엘을 찾아 모세와 여러 선지자가 증언한 메시아를 만났다며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를 소개합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율법을 연구하는 자로 메시아가 유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미 5:2) 보잘것없는 나사렛 촌구석에서 메시아가 오셨다는 빌립 말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예수님은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을 때 보았다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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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찾는 노력이 때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빌립은 나다나엘을 찾아 모세와 여러 선지자가 증언한 메시아를 만났다며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를 소개합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율법을 연구하는 자로 메시아가 유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미 5:2) 보잘것없는 나사렛 촌구석에서 메시아가 오셨다는 빌립 말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나다나엘의 빈정거리는 말투와 논리적 타당성은 빌립의 말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심한 모멸감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와 보라’고 다시 한번 권합니다.
나다나엘을 보신 예수님은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 1:47)라고 칭찬합니다. 아울러 예수님은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을 때 보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보았노라’는 말은 단순히 ‘알았다’는 예지적인 부분뿐 아니라, 주목하고 있었다는 의지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이는 예수님은 이미 나다나엘을 제자로 지목하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무화과나무는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에 이스라엘에서는 조용히 휴식하며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장소로 쓰였습니다. 나다나엘도 그 나무 아래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과 메시아의 오심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나다나엘은 약간의 의문이 들었지만 빌립의 초대에 선뜻 응한 것은 그의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어떤 영적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예수님과 짧은 대화를 통해 시원한 생수가 쏟아지는 것처럼 그 갈증이 해결되는 경험을 합니다. 나다나엘은 이를 통해 편견의 틀을 깨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여정에 동참하게 됩니다.
유대 랍비의 전통에 따르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다는 것은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고백록’에서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눈물로 기도한 자기 경험을 기록했습니다. “나는 홀로 조용히 통곡하고 싶었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무화과나무 아래에 엎드렸고 눈에서는 눈물이 폭포처럼 흘렀으니 그것은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벧전 2:5)가 되었습니다.“(8권 중)
무화과나무 아래서 기도했던 아우구스티누스와 나다나엘의 모습에서 신앙의 한 모범을 발견하게 됩니다. 창조적 영성은 쉼과 노동, 기도와 일터 사이의 긴장 관계에서 자랍니다. 이러한 긴장 관계가 깨지면 육신이 병들거나 영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손자병법’ 중엔 ‘우직지계(迂直之計)’가 있습니다. ‘돌아서 간다’는 뜻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지름길을 놔두고 돌아가는 것이 시간 낭비일 것 같지만 때로는 좋을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쉬고 기도하면서 천천히 길을 돌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와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쉼과 묵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듣기 위함입니다. 기도를 위한 쉼과 묵상은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라 귀를 여는 행위입니다. 나다나엘은 무화과나무 아래 그늘이 하나님을 만나며 영성을 키우고 약속을 기다리는 장소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주님을 만나는 무화과나무 아래 기도의 쉼터가 필요합니다.
최다윗 목사(주품동산교회)
◇주품동산교회는 말씀과 기도, 찬양을 통해 영적으로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영혼을 주님의 사랑으로 품고 섬기는 교회입니다. 한 영혼을 위해 우시는 예수님의 심정으로 영혼 구원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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