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비프’ 보며 미주 한인교회 현실 고민하다… “소속감·믿음 심어줬지만 인간적 상처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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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늘어선 의자, 금이 간 벽과 비뚤어진 블라인드가 있는 공간은 교회보다 다목적실로 보인다.
창 목사는 "드라마 '비프'는 미주 한인교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작은 창이자 거울"이라며 "교회를 떠나는 이들을 교회가 품으려면 그 거울을 교회 앞에 두고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미한인기독교선교재단(KCMUS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주지역 내 한인교회는 2798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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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T에 기고 “한인교회, 정착에
중요한 곳이지만 성도 감소세 심각
떠나는 성도 품기 위해 노력해야”
제멋대로 늘어선 의자, 금이 간 벽과 비뚤어진 블라인드가 있는 공간은 교회보다 다목적실로 보인다. 찬양 밴드가 2016년 인기를 끈 엘리베이션 워십의 ‘오 주께 나오라(O Come to the Altar)’를 부르는 순간 공간은 예배당이 된다.
이때 어색한 표정으로 예배당에 들어선 한 남성이 자리에 앉으려다 일어선다.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손을 들며 찬양하고 있어서다. 마지못해 일어난 남성은 찬양에 몰두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지난달부터 방영한 넷플릭스 10부작 드라마 ‘비프’(BEEF·성난 사람들) 속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 오열하는 남성은 한국계 미국인 대니 조다. 드라마는 난폭운전 사건에 연루된 도급업자 대니와 여성사업가인 아시안계 미국인 에이미 라우의 분노와 갈등을 다루고 있다. 대니 역을 맡은 배우 스티븐 연은 이민자의 고단한 삶을 그린 영화 ‘미나리’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아시안아메리칸크리스천협회장인 레이먼드 창 목사는 최근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에 기고한 글에서 “비프를 보는 순간 한인교회를 다닐 때의 예배 모습이 떠올랐다. 한인교회는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중한 부분은 한인교회의 현실이다.
창 목사는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분의 1인데 복음주의 아시아계 미국인 중에선 한국인이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그런데 최근 복음주의 한인의 감소세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인교회가 누군가에게는 소속감을 주며 믿음의 장소로 데려가는 곳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인간적 상처를 주는 공간이라는 게 창 목사의 설명이다. 이는 대니를 통해 드라마에서도 보여진다.
창 목사는 “교회를 떠날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던 한국인 성도가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기도 했다”며 “그들은 교회 안에서 위선과 자기 성찰의 실패를 경험했고 교회 밖에서 공동체를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 교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창 목사는 “드라마 ‘비프’는 미주 한인교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작은 창이자 거울”이라며 “교회를 떠나는 이들을 교회가 품으려면 그 거울을 교회 앞에 두고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미한인기독교선교재단(KCMUS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주지역 내 한인교회는 2798개로 집계됐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3514개)보다 700개 넘게 감소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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