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영장 기각…“이재명·유동규도 불구속 재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민간업자 측인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4일 기각됐다. 대장동 사업 초기 자금을 끌어오는 대출 브로커 역할을 한 조씨는 김만배·남욱씨 등 다른 업자들과 함께 7886억원의 불법 개발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98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우형씨가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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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밤 11시45분쯤 “관련 사건의 재판 진행 경과와 이 사건 범죄사실들에 관해 수집된 증거와 향후 수집이 예상되는 증거들의 현황 등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조씨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5시간 40분 동안 이뤄졌다. 검찰은 130쪽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해 조씨가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과 공범이고,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씨 측은 관여 정도로 볼 때 다른 업자들과 공범으로 묶기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부장판사는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명·유동규 등 이 사건 관련자 상당수가 이미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범죄 성립 여부, 가담한 공범들 사이의 구체적 기여도, 배임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등의 다양한 쟁점들이 존재하는 사건 특성상 조씨도 충실한 심리를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일 검찰은 조씨가 서판교터널 개설 등 성남시 내부 비밀을 이용해 민간업자들과 함께 총 7886억원의 불법 개발이익을 챙기고(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류상 대표로 다른 사람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천화동인 6호를 실소유하면서 2019년 3월∼2021년 3월 배당이익 283억원을 받아 이를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조씨가 대장동 사업 초기부터 불법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고 있다. 조씨는 2009년 민간사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에서 사업 자금 1155억원을 대출받을 때 브로커로 활동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회장과 조씨는 친척 관계였다. 대장동 일당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SK의 투자자문 계열사 킨앤파트너스에서 457억원을 빌려오는 역할도 했다. 조씨 등은 서판교터널 개통 정보를 미리 빼내 킨앤파트너스 자금을 유치하는 근거로 삼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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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이 과거 조씨 변호인

조씨는 ‘50억 클럽’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도 인연이 있다.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때 조씨는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그의 변호인이 박 전 특검이었다.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는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형이 확정됐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