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 못찾게 시신 숨겼다" 中 관리들 광산사고 '축소' 실체

이수민 2023. 5. 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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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시성의 한 광산. 사진은 기자 내용과 무관함. EPA=연합뉴스


중국 한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광산사고 사망자 수를 고의로 줄이기 위해 시신을 몰래 옮기거나 각종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응급관리청은 지난해 9월 2일 탕산시 첸시현에서 발생한 한 광산 누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해당 광산 갱도에는 노동자 15명이 갇혔던 것으로 파악됐다. 규정대로 폭파 작업을 하지 않아 갱도 위쪽에 고인 물이 새면서 발생한 인재였다.

그러나 당시 사고를 인지한 첸시현 당 서기 등은 사고를 은폐하려 시도했고 여의치 않자 이튿날 노동자 2명이 갇혔다고 상급 기관에 보고하는 등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

이어 업체 관계자들을 동원해 구조대가 출동하더라도 시신을 찾을 수 없도록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긴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의 사건 축소·은폐 행위는 사고 발생 5일 뒤 구조대가 첸시현이 보고한 실종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수면으로 떠올랐다.

허베이성 응급관리청은 공안 당국 확인 결과 모두 1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첸시현 서기 등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노동자 명부와 감리 일지 등 각종 서류를 소각·위조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사고 축소·은폐에 관여한 사람 20명에 달한다.

중국 관변 언론인 후지신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당 서기와 현장 등 많은 사람이 사고 은폐에 가담했다는 게 정말 놀랍다”며 “은폐에 가담한 사람은 당의 기율과 국가 법률에 따라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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