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 기술 국가표준 전략 발표...中 견제 본격화
미국 정부가 반도체·바이오·AI(인공지능) 등을 일컫는 핵심·신흥 기술(CET)에 대한 국가 표준 전략을 발표했다. 미국이 동맹국들과의 기술 표준을 통해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의도란 해석이다.
미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미 정부 국가 표준 전략'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표준 개발은 미 전역의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미래 산업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한다"며 "CET 영역의 표준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최초의 국가 표준 전략 발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간 민간 영역이 주도해 표준을 개발해 왔지만, 첨단 기술 분야의 국제 표준 제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미 정부가 이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에서도 기술 표준 개발이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음을 밝혔다. 보고서는 "오늘날 미국은 오랜 표준 리더십과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수십 년간 유지해 온 국제 표준 설정의 핵심 원칙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략적 경쟁자들은 자신들의 군사·산업 정책과 독재적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하고, 다른 나라의 혁신을 늦추는 것을 포함해 중립적인 경기장이 돼야 할 것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함으로써 CET 등에 대한 국제 표준 개발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은 외국인 투자와 강압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사용해 표준에 대한 지지를 회유하거나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가 표준 전략으로 투자·참여·인력·포괄 등 4대 목표와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추진 방안엔 ▶표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 지원 증대 ▶민간 부문의 참여를 방해하는 장벽 제거 ▶국제 표준 거버넌스와 리더십에서 미국과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의 대표성과 영향력 강화 ▶새로운 표준 인력 교육과 역량 강화 ▶강력한 표준 거버넌스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동맹·파트너와 표준 협력 심화 등이 담겼다.
또 미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CET 분야로는 ▶통신과 네트워킹 기술 ▶컴퓨터와 메모리, 스토리지 기술을 포함한 반도체·마이크로전자기술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이 망라됐다.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동맹이 주도하는 블록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다른 블록이 형성되면서 2개의 국제 표준을 가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어떤 나라도 배제하지 않으며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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