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형 당한 실미도 공작원 4명 유해 발굴…암매장 51년 만

김은빈 2023. 5. 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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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 유해 발굴에 착수한다. 공작원들이 '서울 교전'으로 사형을 당하고 암매장된 지 51년 만이다.

국방부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의 권고에 따라 조만간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진화위는 지난해 11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 책임이 있는 국방부와 공군은 진화위 조사 결과에 따라 사형이 집행된 공작원 4명의 유해 발굴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암매장 장소로 추정되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소재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 내 5-2구역에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말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사항이 있었고,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현재 유해발굴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령 법령에 따라 유해발굴사업단의 직접적인 발굴 활동보다는 아마 용역업체를 선정해 진행될 텐데 용역업체가 앞으로 선정돼야 할 것"이라며 "그 이후 필요한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미도 부대'는 북한 침투 작전을 목적으로 1968년 4월 1일 공군 예하에 창설됐던 부대다. 정식 명칭은 '제2325전대 제209파견대'다.

실미도 부대 공작원 31명 가운데 7명은 훈련 도중 사망했다. 나머지 24명은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처우에 반발해 1971년 8월 23일 기간병 18명을 살해한 뒤 무장탈영했다. 이들이 서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공작원 20명이 숨졌고, 경찰 2명과 민간인 6명도 사망했다. 이후 생존 공작원 4명은 군 재판을 통해 이듬해 사형을 당했다.

진화위는 당시 군 당국이 이들의 사형 집행 사실을 가족·친척에게 통지하지 않았고, 시신 역시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와 군행형법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유해를 발굴해 유족에게 인도하라"고 권고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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