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금융사 임원 협박해 10억 챙겼다…검찰 공소장 적시

황기현 2023. 5. 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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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과거 한 저축은행 임원을 협박해 10억원에 달하는 돈을 챙겼다고 김 씨 아내 등의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무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의 김 씨 아내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사건 공소장에는 김 씨가 기자 시절 한 저축은행 임원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을 챙긴 사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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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기자 시절 저축은행 임원 도박 사실 포착…취재 명목 접근, 2억원 받아
저축은행 회장 및 임원 조사받자 '사건 해결' 약속하며 총 4억원 챙기기도
김만배 약속에도 해당 임원 10년간 복역…출소 후 역으로 '폭로' 협박
김만배로부터 2억8000만원 돌려받은 임원…범죄수익은닉 혐의 기소
화천대유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월 8일 대장동 '50억원' 뇌물 의혹 관련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과거 한 저축은행 임원을 협박해 10억원에 달하는 돈을 챙겼다고 김 씨 아내 등의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무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의 김 씨 아내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사건 공소장에는 김 씨가 기자 시절 한 저축은행 임원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을 챙긴 사실이 담겼다.


김 씨는 저축은행 상무이사로 재직하던 유모 씨가 지난 2007∼2008년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포착한 뒤 취재 명목으로 접근해 돈을 뜯어냈다. 2억원을 받아낸 뒤 관련 기사를 쓰지 않은 김 씨는 이후 유 씨와 친분을 쌓은 뒤 수시로 판검사들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후 김 씨는 2008∼2009년 이 저축은행 회장이 대출비리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검찰에 얘기해 사건이 잘 해결되도록 도와주겠다"며 2억원을 챙겼고, 유 씨가 2011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건으로 수사받자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시 한 번 2억원을 받아냈다.


이 밖에도 법률신문 인수 대금과 회식비, 골프비 등 명목으로 김 씨가 유 씨에게 받은 돈은 10억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하지만 김 씨의 약속에도 유 씨는 2011년 4월 구속돼 10년간 복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소 후인 2021년 9∼10월 언론보도를 통해 대장동 사건을 접한 유 씨는 구속영장 재청구를 앞둔 김 씨에게 과거 돈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0억원을 돌려받으려고 시도했다.


유 씨는 김 씨 변호인을 통해 "돈을 많이 벌었으니 그중 1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김 씨는 2021년 11월 유 씨에게 2억5000만원을 건넸다.


유 씨는 김 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서신을 통해 협박을 계속했고,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김 씨가 풀려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같은 해 12월 3000만원을 추가로 받아 챙겼다.


검찰은 유 씨가 이 돈이 대장동 범죄수익이라는 것을 알고서 이를 은닉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4일 재판에 넘겼다.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성문 씨도 지난해 9월 본인 성과금을 챙기기 위해 김 씨에게 여러 차례 폭로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 대장동 사건 초반 김 씨를 도운 인물이다. 검찰은 2021년 9월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씨의 '50억 퇴직금' 논란이 불거지자 이 씨가 김 씨, 곽 전 의원 부자 등과 수시로 연락하며 대책을 논의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때 김 씨가 '병채를 병원에 입원시켜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위장하자'고 제안했고, 이 씨가 퇴직금 관련 자료를 병채 씨에게 전달하거나 병채 씨의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겼다. 다만 곽 전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검찰 수사팀 재편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돌변해 김 씨에게 '성과급 27억원을 대여금 형태로 우회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씨 측이 난색을 보이자 이 씨는 같은 해 8월 관련 재판에서 증언하기 전 김 씨에게 "제2의 정영학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협의 끝에 받기로 한 돈의 지급이 원활하지 않자 "김 씨와 인연을 끊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김 씨는 그해 9월 화천대유 계좌에서 총 23억8500만원을 대여금으로 가장해 이 씨에게 송금했고, 검찰은 이 씨가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수수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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