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하이브 콘서트, '시가'에 팔아요 [엑's 초점]

조혜진 기자 2023. 5.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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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활어처럼, 공연에도 '시가'가 적용되는 것일까.

 콘서트 티켓값 인상 선봉에 섰던 하이브가 이번엔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으로 또 한 번 K팝 팬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연 업계의 티켓값 인상은 피할 수 없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선봉에 서 통상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팝 스타 브루노 마스 역시 최근 내한공연 예매처인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를 통해 부정 거래 티켓 취소를 공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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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제철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활어처럼, 공연에도 '시가'가 적용되는 것일까. 콘서트 티켓값 인상 선봉에 섰던 하이브가 이번엔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으로 또 한 번 K팝 팬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하이브는 최근 소속 가수 콘서트 티켓 가격을 인상해 고가의 가격 책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공연 업계의 티켓값 인상은 피할 수 없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선봉에 서 통상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게 왔다. 하이브는 컨퍼런스콜에서 다이나믹 프라이싱(티켓가격변동제)을 언급했다. 이는 관객 수요에 따라 티켓값이 달라지는 것으로, 최근 다양한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탄력적으로 티켓 가격을 결정, 수요가 많지 않으면 값이 낮아질수도 있지만 공연계에서는 통상 '인상'을 위해 쓰인다. 하이브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시스템 적용을 위한 '티켓 파워'를 언급하면서 "저희 아티스트들은 그런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공연계에서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확산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미국 공연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에 슈가의 미국 콘서트를 관람했던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들 사이에는 상상을 뛰어 넘는 고가의 가격에 티켓을 구입했다는 후기들이 나왔다.

특히 이는 콘서트 티켓 주관사인 티켓마스터가 아닌, 하이브 수락 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팬덤의 화를 키웠다. 아미는 "티켓을 정가에 살 권리가 있다"며 소속사의 공연 티켓 정책에 반대, '하이브티켓값뻥튀기반대', 'NoDynamicPrice'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굿즈 불매'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수요가 많은 아티스트의 공연일수록 '플미(프리미엄)'가 붙은 암표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티켓 정책은 소속사가 '플미 티켓 잡기'에 힘 쓰는 대신, 직접 '공식적으로' 인기에 따라 비싼 티켓값을 받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다. 

부정 티켓 거래를 단속하는 게 어렵기 때문일까. 아이유는 지난해 8월 팬클럽 선예매에서 부정 예매 정황이 포착된 4인을 '클럽 영구 제명 및 강제 탈퇴 그리고 멜론티켓 ID 영구 이용 제한' 조치를 취했다. 팝 스타 브루노 마스 역시 최근 내한공연 예매처인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를 통해 부정 거래 티켓 취소를 공지하기도 했다.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팬들이 암표 걱정을 덜고 '정가'에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걸 확인케한 셈. 

이미 다이나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보편화 된 '미국 공연'에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충분한 설명도 없이 도입 '후' 언급했다는 점도 분노를 샀다. 또한 이는 미국에서 팬들을 만났을 뿐인 'K팝 가수'의 공연이기도.

'K팝'은 팬덤의 규모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기도 한다. 회사'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닌, 팬덤 내 다양한 재생산과 타팬 혹은 대중을 끌어들이기 위한 '영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애정 하나만으로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영역인 만큼, 기업의 마인드로만 접근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은 미국이지만 국내에 도입이 될 수도, 또 당장은 하이브에서 시작했지만 타 기획사에서 도입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K팝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주요 소비층인 팬덤은 불안감만 확산되고 있다.

오랜시간 지지하던 팬덤이 분노하는 이유를 '자본주의 사회니까'라는 설명 하나로 퉁칠 수 있을까. 시간도 돈 주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회사에서 나서서 추억을 돈을 (더) 주고 사라는 정책을 펴는 건 영업사원을 자처한 팬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도 쉽게 볼 수 없는 세상이 되는 첫걸음은 아닐까.

사진=하이브, 빅히트 뮤직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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