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삼성 파운드리, 5년내 기술로 TSMC 잡겠다"

박해리 2023. 5. 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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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부문 경계현 대표(사장)가 4일 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대만 TSMC에 뒤처져있다. 하지만 5년 정도 보고 있다. 열심히 해서 우리가 기술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이끄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이 미래 반도체 인재들에게 이런 삼성전자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 사장은 4일 오후 충남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TSMC가 2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시작할 때부터 같이 가는 게 목표”라며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해서 성장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TSCM는 3nm반도체에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했다. TSMC는 기존의 핀팻(FinFET) 기술을 적용 중이며 삼성전자는 3nm부터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 중이다. GAA는 핀펫 기술보다 칩 면적을 줄이고 전력효율을 높인 신기술이다. 경 사장은 “기술이 다르지만, 종합적 완성도는 현재 3nm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1년, 4nm에서는 2년 정도 뒤처져있다”라고 진단했다. GAA 기술을 먼저 시작한 만큼, TSMC가 GAA기술 적용을 시작할 2nm부터 바짝 추격해 기술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경 사장은 또 삼성 파운드리가 고객사들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도 말했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3nm GAA 공정에 대한 고객들 반응이 좋다”라며 “고객사명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알 만한 거의 모든 기업이 현재 같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다시 한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 사장은 “2013년 반도체 시장 불황 때 V낸드 전 세계 프로핏 쉐어(이익률 기준 시장 점유율)가 100%였던 적이 있다. 우리만 돈을 벌고 다른 모든 회사가 돈을 못 번다는 의미”라며 “D램도 마켓쉐어 45%, 프로핏쉐어 65%를 넘었는데 지금은 많이 약해져 있다. 5년 후에 다시 한번 그만큼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없는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 사장은 “현재 연구 개발에 있어 무어의 법칙을 연장하는데 80%, 무어의 법칙 다음 단계를 위해 20%를 쏟고, 그 외 3%쯤은 게임체인저에 투자하고 있다”라며 “그 3%를 10%까지 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로 슈퍼 컴퓨터를 들었다. 그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28년까지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슈퍼컴을 만들어보려고 한다”라며 “CPU도 정말 바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꾸며보는 것이 제 목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 사장은 학생들에게 삼성전자에 와 이러한 비전을 함께 공유해줄 것을 제의했다. 경 사장은 “최근 다운 턴이 와 적자가 크지만, 힘들어도 연구개발 투자 등을 지속해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며 “여러분도 오셔서 같이 그 꿈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이날 강의에는 오프라인 200여명, 온라인 500여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KAIST를 시작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KAIST를 포함한 국내 대학 7곳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등 반도체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계약학과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취업이 보장된다.

대전=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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