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왜 때렸어" 출소 5개월 만에 친구 살해

폭력 전과만 28회…무기징역 선고
법원 "유기징역으로 개선 안 돼 사회서 격리"

과거 자신의 아내를 때렸다는 이유로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6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3)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14일 오후 9시30분께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한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B씨(63)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받는다. 당시 A씨는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B씨가 자신이 특수상해 범행으로 수감 중이던 2021년 자신의 아내를 때렸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출소한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B씨를 살해했다. A씨의 형사처벌 전력은 38회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28회가 폭력 전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소사실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악감정이 있어서 범행한 건 아니다"라며 일부 사실관계는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은 주변인들이 제지했음에도 계속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으며, 피해자의 자녀가 범행 현장의 비극적 상황을 목격했다"며 "피고인은 현장을 이탈해 도주하려다 주변인에 저지당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죄질과 범죄 정황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소 5개월 만에 거리낌 없이 살인 범행을 저질러 뉘우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유기징역으로 전혀 행동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법정에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곤 하나 진정으로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죄책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형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자의 자녀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구하고 있다"며 "더는 구금 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면 재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기대어 피고인을 사회의 구성원들과 어울리게 할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