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국내 450곳에 마약 공급" 총책 등 2명 국내 송환

마약류관리법 위반·공동공갈 혐의 강제송환

경찰청은 필리핀에서 국내 450여곳에 마약을 공급한 총책 등 2명을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씨(48·남)를, 공동공갈 혐의로 B씨(64·남)를 강제송환 했다고 밝혔다.

마약공급조직 총책 A씨(가운데) [사진제공=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필리핀에서 국내 자금관리책·유통책들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내 450곳에 달하는 장소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 유통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이 3개월간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535g, 합성 대마 476g, 엑스터시 167정, 케타민 163g 등 시가 약 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가 지난해 2월 유통책 1명을 검거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용산서는 다른 유통책들을 차례로 검거하며 해당 조직을 집중적으로 수사한 끝에 총책 A씨를 특정해 국제공조 요청했다.

경찰은 공조 요청을 접수한 후,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또 국정원과도 공조해 2개월간 집중적으로 추적한 결과 A씨의 필리핀 은신처에 대한 소재 첩보를 확보했다. 이후 필리핀으로 파견한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서울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팀과 A씨에 대한 추가 첩보·현지 동향을 공유하며 검거를 준비했고, 2022년 10월 18일 필리핀 사법당국과 공조해 A씨를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B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에게 위력을 가해 약 1억38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공동정범으로 주범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된 후 코리안데스크와 현지 이민청의 공조로 올해 2월 검거됐다.

경찰청은 검거·송환 과정에서 외교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말에는 백승언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 등이 필리핀 현지를 직접 방문해 이민청 고위 관계자를 접견하고 A씨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은 국제 마약사범 특별 신고 기간을 이달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운영해 마약 범죄와 연관된 우리 국민의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강기택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최근 국외도피 마약사범들이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발 마약 공급 차단을 위해 마약 혐의 국외도피사범의 검거 관련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