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카카오, 포털 다음 뗀다…AI‧헬스케어로 돌파구 [팩플]

김남영 2023. 5. 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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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광고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프라 투자와 인건비 등으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카카오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면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사업부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기조다. 이날 카카오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다고도 밝혔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모습. 뉴스1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올해 1분기(1~3월) 연결 기준 매출 1조7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5.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코스피에 상장된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9% 내린 5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로 광고 사업의 성장이 둔화했다”며 “데이터센터 다중화에 따른 인프라 비용이 늘고, 인공지능(AI)·클라우드·헬스케어를 포함한 ‘뉴 이니셔티브’에서 예상보다 많은 수준의 투자가 진행되며, 다소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도 중심은 ‘카톡’


우선 카카오는 카카오톡(카톡)에 중심을 두고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 카톡 세 번째 탭을 다시 개편한다. 콘텐트 채널인 카카오뷰를 빼고, 오픈채팅을 세 번째 탭에 전면 배치한다. 대중성 있는 신규 채팅 기능을 선보여 연말까지 카카오뷰의 2배 이상 되는 일간활성이용자(DAU)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첫 번째 탭인 친구 탭도 바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친구 탭 순차 개편으로 지난해 기준 2200만명이었던 친구 탭의 DAU는 올 연말까지 4000만명에 이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는?


카카오는 미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파운데이션(초거대 AI) 모델 구축에 주력한다.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이달 중 업그레이드 된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AI 등 글로벌 초거대 AI 기업과 제휴할 가능성에 대해 홍은택 대표는 “당연히 (가능성은) 오픈돼 있다”고 했다.

사업부 정리, ‘다음’부터


성장이 둔화된 카카오는 수익성 낮은 사업들부터 정리한다. 배재현 총괄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을 일부 정리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칼날을 가장 먼저 대는 사업은 포털 다음이다. 카카오는 이달 15일 다음을 CIC으로 분리한다. 대표는 황유지 현 다음사업부문장이 맡는다. 지난 2014년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한 지 9년 만에 다시 떨어지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음의 매각 가능성 언급되고 있다. 다음의 광고 매출이 대부분인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어든 836억원에 그쳤다. 수익성이 대폭 떨어진 사업부터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카카오는 매각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 측은 “다음이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며 “다음 CIC는 검색, 미디어, 커뮤니티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기술 선도적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① 하반기 반전 가능할까: 카카오는 미래 먹거리로 키운 기술 사업들이 하반기쯤 수익화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어 특화 언어 모델 코GPT를 업그레이드한 ‘코GPT 2.0’는 당초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엇지만, 하반기로 미뤄졌다. 의료 AI 분야에서는 ‘의료영상 기반의 판독문 초안 생성 서비스’(AI CAD)의 웹 데모 서비스를 오는 3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배재현 투자총괄은 “카카오 헬스케어·브레인에서 상용화 서비스가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서 하반기부터 수익화에 대한 진전된 모습을 조금씩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공정위로 간 구원투수: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시너지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배재현 투자총괄은 “SM엔터테인먼트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포함해 다양한 사업 협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카카오의 갈 길이 쉽지만은 않다. 기업결합(M&A)을 쥐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26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M&A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심사 기간은 최대 120일이지만, 자료 보완 기간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길어질 수 있다. 검찰·금융당국이 카카오를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조사 중인 것도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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