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기시다 日총리 7일 방한 직후 현충원 방문 가능성 커”

현일훈, 김하나 2023. 5. 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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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보와 첨단산업, 과학기술, 청년·문화 협력 등을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기시다 총리는 7일 공식 환영 행사 뒤 용산 청사에서 윤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잇달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담 테이블에 오를 안보 의제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북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3국 간 핵 관련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을 핵심으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는데, 그간 한·미·일 협력을 유독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간의 NCG를 3자 협력 틀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에 따른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아울러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사죄와 반성을 언급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전에 국립현충원을 직접 방문해 참배할 가능성이 크다”며 “성사된다면 북한에 대한 한·일 공조와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지를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공동선언이 도출될 가능성은 작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동 기자회견이야 하겠지만 거기서 어떤 선언이 나온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협의를 거치고 실제로 정상회담을 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일 청년기금’ 설립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래 세대를 위한 비자나 취업 등 여러 노력이 반영됐다”며 “한·일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정상 간 협의가 있을 때 청년을 포함한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지가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회담 의제에 포함될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직 양국 간 의제와 관련한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결론이 날진 모르겠지만, 국민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 만찬은 윤 대통령 부부가 사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되고 있다. 대통령 부부의 거주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해 특별한 정성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만찬 메뉴는 한식 중심으로 준비될 가능성이 크다. 사케를 좋아하는 기시다 총리의 취향을 반영한 청주 등 다양한 주류도 준비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관저 내실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해 대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도쿄 정상회담 당시와 같은 '2차 만찬'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시다 총리가 원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 한 차례 더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이튿날(8일)에는 윤 대통령과 동행하는 일정 없이 기시다 총리가 따로 경제인들을 만난다.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 6단체장과 티타임을 할 예정이다. 이어 점심 무렵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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