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동결 미정”… 시장은 “6월 동결”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5.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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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4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연준 ‘베이비스텝’… 美 기준금리 5%대
파월 “금리 동결 결정 안해, 인하는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수도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주니어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4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뒤 금리 인상 국면의 마지막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시장을 향해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다음인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동결, 그 이후에는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고금리의 정점 부근에서 ‘조르기’에 들어간 연준과 ‘버티기’를 준비하는 시장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1. 파월 “금리 동결은 미정, 인하는 부적절”

연준은 이날 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로써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라갔다. 하단까지 모두 5%대에 진입했다. 한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3.50%다. 한미 간 금리는 1.50~1.75% 포인트 차이로 벌어졌다.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기준금리보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금리 인상 국면의 정점을 가늠하고 인하 시기를 예상할 수 있는 탓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금리 동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견해가 대체로 옳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 우리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미 지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은행이 파산·폐업하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됐다. 시장은 높아진 은행권 위기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인식했다. 이로 인해 FOMC 5월 정례회의를 통한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론이 힘을 받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이런 기대를 꺾을 목적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여지를 남긴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 인상 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경고인 셈이다.

미국에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대로 내려왔고 여러 고용지표에서 노동시장 냉각이 증명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침체를 피해 연착륙할 수 있다”면서도 “완만한 경기침체에 직면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경고했다.

2. CME 페드워치 “6월부터 동결” 전망 우세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날 FOMC 5월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와 금융시장 반응을 파악한 뒤 “6월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연준의 정책결정문에서 변경되거나 삭제된 대목에 주목했다.

연준은 은행권 위기를 놓고 ‘신용 여건 긴축을 초래할 가능성’을 ‘신용 여건 긴축’으로,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기대’를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절한지의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로 고쳤다.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와 ‘향후 정책금리 인상의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 같은 문구는 삭제됐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할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 문구를 삭제하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대목에 주목한 것은 한은 뉴욕사무소만이 아니다. 시장은 당장 금리가 내려가지 않아도 FOMC 6월 정례회의부터 추가로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6월 금리 전망에서 이날 오후 4시40분 현재 동결은 98.0%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0.25% 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도 2.0%의 비율로 존재한다.

CME 페드워치의 전망치를 월별로 보면 ▲7월 동결(53.6%) ▲9월 0.25% 포인트 인하(50.9%) ▲10~11월 0.25% 포인트 인하(48.6%) ▲12월 0.25% 포인트 인하(48.4%)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시장의 전망대로면 연말 기준금리는 4.25~4.50%까지 내려가게 된다. 다만 CME 페드워치 전망치는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의 기대치일 뿐 연준 판단을 반영하지 않는다.

3. 더 벌어진 사상 최대 한미 금리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가장 최근인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까지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미 22년 만에 최대인 한미 금리차는 더 벌어졌다.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면 국내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할 위험에 놓이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준의 FOMC 5월 정례회의 결과와 관련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와 한은은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 교란 행위, 쏠림 현상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와 한은은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며 “필요 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증시를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과 이슈를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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