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테러, 러시아 자작극일 수" 美전쟁연구소

임주형 2023. 5.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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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벌어진 무인기 테러 공격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고 한 시도"라며 "오는 9일 전승 기념일, 기념 퍼레이드를 앞두고 발생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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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 개월 전 방공 능력 강화
ISW "테러 너무 깔끔하게 수행돼"
"의도된 정치적 효과라는 것 보여줘"

3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벌어진 무인기 테러 공격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영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안보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테러 당시 정황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ISW는 "공격이 내부적으로 수행됐고 계획적으로 진행됐음을 나타내는 지표"가 있다며, 최근 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 방공망을 크게 강화한 것과 대응 방식을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올해 초 크렘린궁 인근에 단거리 방공 체계 '판치르(Pantsir)-S1'을 설치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수십km 떨어진 작은 비행 물체를 포착한 뒤 미사일을 쏴 격추할 수 있다.

이를 두고 ISW는 "러시아 당국은 최근 모스크바를 포함해 자국 내 방공 능력을 강화하는 조처를 했는데, 따라서 드론 2대가 여러 겹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크렘린 심장 바로 위에서 폭발하거나 격추됐을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의 방공 능력을 생각하면 이번 테러가 너무 깔끔하게 수행됐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폭발한 드론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한 크렘린의 대응도 즉각적이고 일관되며 조율됐다"라며 "의도된 정치적 효과가 당혹감을 능가하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라며 "2대의 무인기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지만,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히 사용해 이들을 무력화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으며, 파편 등으로 인한 건물 손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은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로 간주하며 그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지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고 한 시도"라며 "오는 9일 전승 기념일, 기념 퍼레이드를 앞두고 발생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이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미 'CNN' 방송에 "러시아 측의 주장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고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쓸 뿐"이라고 반박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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