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인력난 딜레마… 외국인 의존하고, 중국과 기술격차 축소

김민영 2023. 5.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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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이 '인력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수요는 넘치는 데 인력은 태부족해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고급인력을 유치하지 못해 기술력에서 중국에 따라잡히는 중이다.

위원회는 "조선산업의 친환경·스마트화에 대응해 노동·자본이 아닌 기술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선박 설계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선박 건조 자동화 등으로 조선산업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을 개발할 고급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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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조선산업이 ‘인력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수요는 넘치는 데 인력은 태부족해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고급인력을 유치하지 못해 기술력에서 중국에 따라잡히는 중이다. 단기 처방보다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해양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2014년 약 20만명에 달했던 조선소 인력이 지난해 11월 말 기준 9만5000여명으로 급감했다고 4일 밝혔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주요 매출처였던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감하면서 플랜트 생산직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가 증가하면서 수주량이 서서히 늘었지만, 한 번 떠난 인력은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는다.

퇴직자 재취업과 신규 직원 유입 단계에서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다. 9년(2014~2022년)간 조선사를 퇴직한 11만여명 가운데 재취업은 7.7%(8500여명)에 그쳤다. 정부가 1년 이내 단기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기존 인력이 다른 산업군으로 이동하면서 재취업 인원이 늘지 못했다.

조선업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이미지도 인력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대학원의 조선해양 관련 학과에서 고급인력을 배출하고 있지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문대 이상 졸업자의 합계 취업률은 55.4%(2020년 12월 기준)에 불과했다. 위원회는 “한국의 적정 생산량인 연간 1000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바탕으로 적정인력 수준(11만명)을 감안 시, 1만2000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는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등 5개 주요 조선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8400여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추가로 3300여명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주요 조선사에 근무하는 외국인은 1만17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외국인 의존도만 커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으로 꼽혀온 고부가‧친환경 선박 기술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고부가 선박 점유율이 2020년 65%에서 지난해 57%로 8% 포인트 떨어지는 동안 중국은 23%에서 39%로 16% 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대등한 수준이 됐다. 한국은 61%에서 50%로, 중국은 22%에서 43%로 변했다.

위원회는 기술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본다. 위원회는 “조선산업의 친환경·스마트화에 대응해 노동·자본이 아닌 기술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선박 설계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선박 건조 자동화 등으로 조선산업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을 개발할 고급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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