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달러면 프로포폴 구해”…故서세원 사인 의혹 커져

김성훈 2023. 5. 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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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매체, 프로포폴 투입 의혹 제기
현지 의료진 “약국서 말만 잘하면 산다”
현지 경찰, 혈액 검사도 안 했다
서세원이 사망한 캄보디아 프놈펜 미래폴리클리닉. 구글맵 캡처


개그맨 고 서세원씨가 캄보디아에서 사망하기 직전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간호사의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현지에서 프로포폴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증언이 나왔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A씨는 4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이곳에 프로포폴 중독자들이 많다”며 “약국에 가서 얘기만 잘하면 약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인들이 약을 직접 구해와서 병원에 찾아와 투약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50cc 프로포폴 1병에 약 10달러(1만3000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투약하는 양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1병으로 1~5회 정도 투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서씨가 사망한 병원인 미래폴리 클리닉은 그가 직접 투자해 운영해 관여한 곳이다. 이 병원은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여동생인 훈 시낫 여사 소유의 건물로 알려졌다.

앞서 디스패치는 이날 서씨가 사망하기 전 그에게 주사를 놨던 캄보디아 간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래병원 1층 수납장과 2층 치료실 쓰레기 봉지에서 뚜껑이 열린 프로포폴 1병과 프로포폴 주사기가 발견됐다.

간호사는 “병원에 의사가 없었다. 인사 담당자 1명, 서세원 운전기사 1명, 사망자, 병원에 투자했다는 사람 1명이 있었다”면서 “내게 주사를 부탁했고, 병원에서 내 (주사) 실력을 테스트하는 줄 알았다. 일이 너무 하고 싶어 주사를 (서세원에게) 놨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 의사 처방도 없는 약인데”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서씨에게 주사한 약병의 액체 색깔이 흰색이었다며 “사망자의 운전기사가 ‘평소 잠을 못 자 이 약을 맞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세원이 당뇨를 앓고 있었단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주사만 놓고 가라고 해 집으로 갔다. (그런데) 병원 직원이 연락이 왔다. 죽었다고. 너무 놀라 다시 병원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쓰레기통을 수거해갔다. 그 안에 모든 증거가 있을 것”이라며 “난 당시에 프로포폴의 심각성을 몰랐다. 알약 수면제가 효과가 없어 액체 수면제를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 경찰이 내게 돈을 달라고 했고, 나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서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이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갑작스레 심정지로 사망했다.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부검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망 8일 만인 28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한 사원에서 화장이 결정됐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현지 화장을 진행했다”며 “캄보디아 현지 경찰로부터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검안 결과가 담긴 사망 증명서를 받았으나 사유를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열흘 만에 유해를 이송, 장례는 4월 30일부터 사흘간 한국코디미언협회장으로 치렀다. 고인의 발인은 2일 오전 8시쯤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개그맨 김학래가 사회를 보고,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추모사를 맡았다.

지난 2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개그맨 서세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979년 TBC 라디오로 데뷔한 서씨는 1990년대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서세원쇼’ 등 ‘스타 MC’로 활약했다. 특히 KBS2 ‘서세원쇼’로 1995년 KBS 코미디대상 대상을 수상, 1997년엔 문화체육부장관상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 제작비 횡령, 해외 도박 등 갖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예계를 떠났다. 2015년 아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부부는 이듬해 합의 이혼했다.

이혼 후 약 1년 만에 23세 연하 해금연주자 김씨와 재혼 후 딸을 낳았다. 2019년부터 캄보디아로 이주한 후 사업가로 활동해 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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