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내로남불"…李는 대표직 유지, 윤관석·이성만은 사실상 출당
일관되지 않은 출당 원칙·기준에 당내 비판 봇물
李, 기시다 답방 앞두고 외교 공세로 국면 전환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거취를 직접 정리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대표 본인은 물론 부패 혐의로 기소되거나 기소 예정인 사람들은 그대로 두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두 의원에게는 엄정 조치를 취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 대표는 '돈봉투 의혹' 국면 전환을 위해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4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돈봉투 의혹 관련 당 지도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비판과 성토가 쏟아졌다. 특히 두 의원의 탈당이 사실상 '출당'으로 해석되면서, 이와 관련해 이 대표를 겨냥한 불만도 나왔다.
일부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본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 "기소된 의원의 출당 원칙과 기준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이 비위 혐의가 제기된 의원들에 일관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사건 외에 대장동 사건 관련 4895억원의 배임 혐의와 성남FC 133억원의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반발해왔다. 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당일 바로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직자가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시키는 내용의 당헌 80조도 무력화했다.
아직 검찰 조사도 받지 않은 두 의원을 사실상 '출당'한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노웅래·기동민·이수진(비례대표) 의원 건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두 사람이 억울한데도 희생양으로 썼다. 이처럼 폭력적인 게 어디 있나"라며 "모든 진상규명은 검찰에 맡긴다고 하고, 당이 임시방편으로 두 의원이 (탈당)하게 하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 아니겠느냐는 지적에 이상민 의원은 "그것도 한 원인이 될 것"이라며 "말하지 못할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다.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조사를 안 하면) 검찰에 우리 당의 운명을 맡기는 것밖에 더 되나"라며 동조했다.
국민의힘도 "이재명식 내로남불"이라며 두 의원의 탈당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이 침몰하든 말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 규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방탄 대오를 주문했던 그가 '쩐당대회 돈봉투 살포'는 철저히 '남의 일'이라고 본 모양"이라며 "윤·이 의원에게 했듯이 이 대표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대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이중적인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에 대해 '본인들의 결단'이라며 그 이상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답방을 앞두고 외교 문제를 고리로 한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윤석열정부의 외교를 두고 "일본에게는 무한하게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접어주는 소위 말하는, 이런 표현을 하기 싫은데 '호갱 외교'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또 "안타깝게도 윤석열정부는 뻔한 정답을 놔두고 일부러 오답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안보 정책으로 일관하고 한반도를 진영대결의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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