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소각장 후보지 모집 공고 "선지정 후동의..꼼수인가?"

'주민동의 80%이상 조항' 삭제..1·2차 공고, 주민동의 80% 못 넘어 입지 선정 불발

자원그린에너지파크 조감도ⓒ고양특례시

고양특례시가 폐기물처리시설인 '자원그린에너지파크' 조성사업 입지 후보지를 공개 모집하면서 응모자격중에 '30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세대주 80%이상 동의'를 삭제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더구나 토지소유자 매각 동의율도 50%로 하향 조정해 일부에서 "지역주민들 의견보다는 후보지 선정에만 급한 것 아니냐"며 '선지정 후동의'를 위한 '꼼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3일 '고양시 자원에너지 그린에너지파크 입지선정 계획 결정 공고'를 냈다. 이는 제목만 다를 뿐 2022년 7월과 10월 두 차례 걸쳐 공고한 '고양시 폐기물처리시설(소각시설) 입지선정계획 결정·공고'와 같은 내용이다.

시는 지난 2022년 7월과 10월 신청후보지 입지선정 공고를 냈으나 서류미비로 선정하지 못했다. 이유는 주민 동의 80%이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고는 제목만 바뀐 것 뿐만 아니라 입후보지 선정을 위한 응모자격 부분도 대폭 수정됐다.

(좌)2022년 10월 '고양시 폐기물처리시설(소각시설) 입지선정계획 결정·공고' (우)2023년 5월 '고양시 자원에너지 그린에너지파크 입지선정 계획 결정 공고'ⓒ고양특례시

지난 1, 2차 공고문의 응모자격중 '신청부지 경계로부터 300m 이내에 거주하는 세대주의 80% 이상 주민동의 및 신청부지 토지 소유자의 80%이상 매각동의'가 이번 공고문에 삭제되고 '신청부지 소유 공공기관, 개인, 단체, 문중대표, 마을대표 등'으로만 돼 있다. 또한 입지선정 기준 및 방법에 부합하는 '신청부지 토지 소유자의 50%이상 매각동의서 제출'로 매각토지 동의서 비율도 낮췄다.

단, 입지선정 방법 중 신청후보지 중 '지역거주 세대주의 과반수가 자원그린에너지파크 설치를 원하는 경우 그 지역에 대해서만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시 관계자는 신청후 주민동의에 대해 "지난 1, 2차 공고 모두 주민동의 80% 이상 못 채운 서류로 후보지를 정하지 못했다"며 "이번 공모에서는 신청후 심사 결과를 토대로 타당성 조사 이전에 주민 동의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입지선정에 대한 급박성을 보였다.

이에 대해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손동숙 의원은 "주민동의가 빠진 이번 공고는 명백하게 잘못된 방법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주민동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주민동의 없는 후보지 선정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올 것"이라며 향후 후폭풍을 우려했다.

김미수 의원(환경경제위원회)도 "주민 의견은 무시하더라도 발등의 불부터 끄자는 식이다"라며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이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키고,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고는 시의회에 보고도 없이 조건들을 바꿨다. 절차와 의회를 무시한 것이다. 반드시 주민과 의회의 동의를 받게하겠다"며 집행부의 행태를 질타했다.

자원그린에너지파크 조성사업은 630톤 규모의 소각시설과 1일 140톤을 처리하는 재활용선별시설, 태양광발전시설, 전기·수소 충전소,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30년 고양시 예상 인구 114만여 명이 배출하는 가연성 생활폐기물 524톤을 처리해 폐열, 수소, 전기를 회수하는 자원회수 시설을 설치하고 인근주민의 편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지결정 주변지역에 568억 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이 설치된다. 반입 폐기물 반입 징수 수수료의 20%가 주민지원기금으로 지원된다. 이외에도 자원회수 시설에서 발생한 태양광발전·전기·수소 충전소 운영권, 스마트팜 일자리를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