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일본 '천황' 초청에 쐐기

김삼웅 2023. 5. 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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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동은 사회원로로서 권력의 반민족적 정책에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일본 '천황'의 한국방문에 앞서> 란 글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일본 '천황'을 한국으로 초청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그것은 당시 일본으로부터 명목이야 어떻든 얼마간의 돈을 얻어 쓰겠다는 군사독재자의 소망과 일본의 한국 병탄의 불법성을 승인하기를 원치 않는 일본 군국주의의 계승자 자민당정권 사이의 이해 일치가 가져온 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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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대의 상식인 김자동 평전 75] 일왕이 한국을 국빈으로 방문할 '자격'

[김삼웅 기자]

 2008년 4월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황궁에서 아키히토 일본 천황과 미치코 황후의 영접을 받은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김자동은 사회원로로서 권력의 반민족적 정책에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그때마다 사회적 반향이 뜨겁게 나타났다. 이명박 정권이 한일관계를 풀겠다면서 '천황'을 초청하겠다고 나섰다. 2010년 1월이다. 이를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강한 어조로 기고문을 통해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일본 '천황'의 한국방문에 앞서>란 글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일본 '천황'을 한국으로 초청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는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두 나라 사이의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것은 두 나라 사이의 조약으로 그 효력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당시 일본으로부터 명목이야 어떻든 얼마간의 돈을 얻어 쓰겠다는 군사독재자의 소망과 일본의 한국 병탄의 불법성을 승인하기를 원치 않는 일본 군국주의의 계승자 자민당정권 사이의 이해 일치가 가져온 야합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극동정책에 한때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물은 주일 미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었다. 그는 마땅히 전범자로 처단받아야 할 '천황' 히로히토를 무죄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스가모 형무소에 있던 기시 노부스케 같은 전범자들을 전부 석방하여 군국주의자들의 집단인 자민당을 부동의 제1당으로 만들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국의 신임을 얻고자 정성을 바치고 있는 형편이었으므로, 한·일 국교정상화를 바라는 미국의 뜻을 따르려 했던 것도 분명하다.

6.25 때 미국이 참전해 대한민국을 도운 것으로 하여 미국을 무조건 따라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올해 6.25 60주년이 되는 마당에도 그 은혜를 잊지 못한다면, 미국이 약 100년 전 체결한 한·미 우호조약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영국과 더불어 일본의 한국 병탄을 부추기고 앞장서서 정당화시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을사늑약 당시 그 합법성에 회의적인 국가도 있었으나 미국이 맨 먼저 주한 공사관을 영사관으로 대치했다는 것쯤은 알아둬야 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참가자가 6개국이다. 미·중·러는 6.25 당사국으로서 참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무슨 자격인가? 우리 옛 지배자의 자격으로 참여한 것인가? 수십만의 우리 동포를 전쟁터 및 노예노동으로 강제 동원했던 일본이 6자회담에서 몇 명의 일본인이 '납치된 문제'로 회담에 걸림돌까지 되려고 하니 참으로 몰염치의 극치이다. 앞으로 남북한 문제를 토의하는 회담에서 일본은 배제시켜야 된다고 나는 믿는다.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은 일본에 묻혀 있는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세 의사의 유해를 서울 효창공원에 안장했다. 세 분을 모시며 묏자리는 넷을 만들었다. 안중근 의사를 그곳에 모실 생각이었다.

김양 보훈처장이 일왕 초청의 전제조건으로 안 의사 장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는 것을 보도를 통하여 알게 됐다. 백범의 뜻을 받드는 행동으로 보인다. 자민당과 조금이라도 달라진 것으로 보이는 현 일본 정부가 그런 정도의 성의라도 보이길 바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일왕이 한국을 국빈으로 방문할 자격이 생기지는 않는다. 한·일의 과거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기본조약'이 체결된 후에야 일왕의 한국 방문이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나만의 소견은 아닐 것이다.

주석
1> <경향신문>, 2010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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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대의 상식인 김자동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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