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방한 앞두고 일 영사관에 등장한 "정신차려"

김보성 2023. 5. 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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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총리의 방한과 한일정상회담 일정이 예고되자 부산의 일본 외교공관 앞에 "정신차려"라는 글귀가 등장했다.

소속 단체 대표들은 만약 방한을 할 거면 일본 총리가 우리 국민 앞에서 직접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의 시민단체가 결성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같은 날 성명에서 기시다 총리가 직접적인 사죄 발언이 아닌 역대 내각의 계승 표현만 되풀이하고 있단 점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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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기시다 두 정상 얼굴에 경고장 붙인 부산시민단체, "사죄배상부터"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 방한하는 가운데, 부산지역의 여러 연대단체가 4일 일본영사관을 찾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 방한하는 가운데, 부산지역의 여러 연대단체가 4일 일본영사관을 찾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일본 총리의 방한과 한일정상회담 일정이 예고되자 부산의 일본 외교공관 앞에 "정신차려"라는 글귀가 등장했다. 지역의 여러 단체는 이른바 '굴욕외교' 논란의 반복을 우려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얼굴 사진에 경고장을 부착했다.

일본방사능오염수규탄부산시민행동,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4일 부산 일본영사관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시다 총리가 오는 7일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4개 연대체는 함께 낸 성명을 통해 "깊은 상처와 굴욕감을 남긴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연휴에 급조된 두 번째 회담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라고 반응했다.

이는 지난달 회담 이후 일본이 과거사 반성은커녕 역사왜곡 교과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3월 말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에서 강제성을 희석한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고, 최근엔 우리 야당 의원의 독도 방문까지 트집 잡고 있다.

이들단체는 이런데도 윤 대통령이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4개 연대체는 "(일본의 모습을 보고도) 우리 대통령이 도리어 '100년이 지난 일로 일본에 무릎 꿇으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참담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라고 성토했다.

소속 단체 대표들은 만약 방한을 할 거면 일본 총리가 우리 국민 앞에서 직접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석영미 대표 부산여성행동 대표,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본부장 등은 "전쟁범죄 인정과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번복없는 사죄, 법적배상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실현하지 않고 있다"라며 "오욕의 역사 반복이 아닌 당장 역사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방한 규탄 행동으로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사진을 꺼내 들었다. 참가자들은 두 정상이 손을 잡은 모습에 '정신차려'라는 글자를 빼곡하게 부착했다. 사회를 본 김유란 사무처장은 "이번 회담을 한일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으려면, 과거사부터 분명히 하고 지나가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두 번째 만남을 놓고, 사죄배상을 앞세운 곳은 부산뿐만이 아니다. 이날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는 야3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과 957개 시민단체가 ▲식민지배 역사왜곡·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일제 강제동원·일본군 '성노예제' 사죄배상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등 네 가지 요구를 내걸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지어 일본 내에서까지 쓴소리가 나온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의 시민단체가 결성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같은 날 성명에서 기시다 총리가 직접적인 사죄 발언이 아닌 역대 내각의 계승 표현만 되풀이하고 있단 점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기시다 총리가 자기 말로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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