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하' 거제시의원 사과에도... 사퇴 촉구 한목소리
[윤성효 기자]
▲ 거제시의회 양태석 의원 홈페이지. |
ⓒ 거제시의회 |
"외국인노동자 혐오·비하 발언 당사자는 시의원 자격 없다."
외국인 혐오·비하 발언을 한 국민의힘 양태석 거제시의원이 사과했지만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은 "이주노동자의 혈세로 임금 받는데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공직에 있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관련기사: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을 한다"... 거제시의원, 외국인 혐오 발언)
거제고성통영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거제YMCA,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남민예총 거제지부, (사)좋은벗,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4일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국가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자, 반인권적 혐오·비하 발언에 다름 아니다"라며 "문제 발언을 한 양태석 시의원이야말로 국제적 망신과 국가적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제에 이주노동자가 많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거제에는 베트남 1435명, 우즈베키스탄 693명, 스리랑카 601명, 인도네시아 592명을 비롯해 7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라며 "베트남 국적의 외국인노동자들이 거제지역 경제를 위해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의원이) 아주 저질스럽고, 수준 낮은 혐오·비하 발언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문제가 된 양태석 의원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사과했지만, 외국인노동자 혐오·비하 사태는 이렇게 대충 정리돼선 안 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거제지역에서 나오지 않도록, 이런 외국인노동자 혐오·비하 발언을 하는 사람이 공직에 있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 때문에 '거제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 제정 취지가 퇴색되거나 좌초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고향 떠나 멀리 타지에 와서 힘들게 일하는 외국인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복지증진 등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지원센터 설립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좋은벗 등 단체들은 "양태석 의원의 혐오·비하 발언으로 상처받았을 베트남을 비롯한 모든 외국인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은 하루 전날 낸 성명을 통해 "이주노동자가 납부한 세금은 최대한 이주노동자의 복지로 환원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면서 "조선소뿐만 아니라, 농어촌을 포함한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실태를 파악해 적어도 잠을 자는 공간이 허름해서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돈이 없어 아픈 몸을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는 일이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건강·근로계약서 등 문제를 언급한 이들은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현대판 노예제도라 불리는 고용허가제에 있다. 이에 저항하는 길은, 귀국을 결심하거나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될 각오를 해야 하는 상황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의지대로 사직할 권리조차 허락하지 않는 강제노동이 사업주들의 착취와·탄압을 부추기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양태석 의원의 반노동·반인권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 조장하는 양태석 의원은 자진 사퇴하라", "거제시의회는 양태석 의원 강력 징계하라", "이주노동자 착취·탄압하는 사업주 강력 처벌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양태석 의원은 지난 4월 20일 열린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의 1명은 뽕을 합니다. 근데 이런 애들을 이렇게 해서 우리가 외국인노동자들을 지원한다고 그러면 나는 이거는 옳지 않다고 보거든요"라거나 "외국인들 4~5명이 슬리퍼 신고, 우리가 앞으로 관광으로 갈 거 아닙니까" 등 여러 외국인 혐오·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양 의원은 지난 2일 "외국인 노동자 지원 조례안 검토 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 등 관계자분들을 향해 신중치 못한 발언을 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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