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쌀, 북한은 가발·속눈썹 팔았다…되살아난 北∙中 교역
중국의 대북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1~3월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쌀(정미)과 질소비료 물량이 이미 지난 한해 전체 수출량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중앙일보가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수출입 통계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지난 1분기(1~3월) 중국은 북한에 2916만㎏의 쌀을 수출했다. 지난해 수출 총량 2389만㎏을 훌쩍 넘긴 수치다. 질소비료 소재인 황산암모늄은 같은 기간 702만㎏을 수출해 지난해 총량 700만㎏을 이미 넘겼다.
북·중 간의 전체 무역 총액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에 육박했다. 1~3월 중국의 대북한 수출 총액은 4억3842만 달러(약 5803억원)로 4년 전인 2019년 1분기 4억5492만 달러의 96.4%에 달했다. 북한으로부터 중국의 수입 총액은 4743만 달러(약 628억원)로 2019년 5459만 달러의 86.9%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2022년)와 비교하면 수출은 154%, 수입은 102% 늘어났다.
무역 품목을 보면 중국은 북한에 곡물과 비료를 팔고 북한은 중국에 가발과 규소, 텅스텐을 주로 수출했다. 중국의 최대 수출 품목은 쌀과 곡물류로 3402만 달러 규모다. 2위 질소·인·칼륨 등 비료 원료가 2558만 달러, 3위 가발 가공 원료는 2264만 달러어치 수출했다.
북한은 중국에 가발·속눈썹 제품을 가장 많이 팔았다. 1분기 판매액은 1798만 달러를 기록했다. 2위는 규소철로 764만 달러, 3위는 텅스텐 585만 달러, 4위는 전력으로 484만 달러 어치를 중국에 팔았다.
북한의 대중국 무역 역조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올해 1분기 적자만 3억9099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적자액 7억 5965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 북한은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2년 3년간 중국과 무역에서 약 14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그동안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사이에서 화물열차로만 이뤄지던 북중 무역이 화물트럭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3일 미국의 위성정보기업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단둥의 세관 야적장에 지난달 말부터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지난달 초부터 중국 해관은 과거 북한과 무역 경험이 있는 중국 물류회사 소속 화물트럭 운전기사 등을 대상으로 북한 통행증인 ‘도강증(渡江證)’을 발급했다고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도 화물트럭을 이용한 북·중 무역을 오래전부터 예고한 상태다. 지난 2월 16일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은 지난해 우호협상을 통해 단둥-신의주 통상구의 철도 화물 운송을 재개했다”며 “양측은 양국 통상구 협정 등 국경 관련 조약에 따라 국경 통상구 관련 사항을 협상해 처리할 것”이라고 본격적인 북·중간 무역 정상화를 예고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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