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정진상 이어 보석 석방…"만기 석방하면 증거인멸 우려 더 커져"

'이재명 대선자금 불법 수수' 혐의 구속기소…1심 구속기간 5월 7일
구속만료 3일 앞두고 보석 인용…구속만료 시 피고인 신병 제한 불가
재판부 "사건 관련자 접촉 금지 및 거주지 제한 등 조건부 보석"

지난 2019년 12월 '김용의 북콘서트'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 실장에 이어 보석 석방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11월 8일 구속기소된 뒤 3월 30일 보석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른 1심 구속기간은 5월7일까지였다.

재판부의 보석 결정은 피고인의 증거 인멸 우려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1심 최대 구속 기간이 지나 만기 석방을 하면 피고인의 신병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의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5000만원, 출석보증인이 작성한 출석 보증서 제출, 증거인멸 금지 서약서 제출을 정했다. 또 김 전 부원장의 거주지 제한, 사건 관련자들과의 접촉 일체 금지, 실시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이 4월25·27일 금품을 수수했다고 해놓고는 5월3일로 바꿨다"면서 "검찰 주장이 번복되는 상황에서 방어권 행사 기회를 주면 좋겠다"며 보석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이 압수수색 당시 지인을 통해 휴대폰을 은닉하고 입장문까지 준비했다"며 "구속을 유지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맞섰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은 2010년 7월~2014년 6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를 주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회에 걸쳐 1억9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지난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했고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과 공모한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금원은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해 실제로 건네진 것은 6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유동규의 사기범죄에 억울하게 끌려온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한편 앞서 정 전 실장도 지난달 21일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지 약 5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에게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거주지 제한 및 주거 변경 시 사전 허가, 전자장치 부착(실시간 위치추적 실시) 등의 보석 인용 조건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