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세훈 미는 리버버스…"출퇴근 하루 20명" 6년전 낙제점

강갑생 2023. 5. 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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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템즈강에서 운영 중인 리버버스. [사진 서울시]

최근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한강 리버버스(수상버스)’에 대해 6년 전 진행됐던 타당성 조사에선 경제성과 재무성 모두 낙제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퇴근용으로 리버버스를 이용할 승객이 하루 평균 20여명에 불과 할거란 예상도 나왔다.

이는 4일 중앙일보 취재팀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지난 2017년 발간한『한강 리버버스 타당성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이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서울연구원 산하 기구로 재정과 민자사업의 타당성 분석을 담당한다.

조사 대상이었던 리버버스는 마곡~여의도, 여의도~동작, 마곡~동작 등 3개 노선에 200인승 고속페리 4척을 투입해 통근 및 관광용으로 운행(30분 간격)한다는 계획이었다. 서울시가 기반시설을 만들고, 민자사업자가 배를 들여와 20년간 운영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는 350억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B/C)이 0.42에 그쳤다.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발생할 효과가 크게 못 미친다는 의미다. 통상 이 수치가 1.0이 넘어야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무성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수(PI) 역시 0.48에 불과했다. 수익성 지수는 투자 금액 대비 회수할 수 있는 금액으로 역시 1.0이 넘어야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PI가 낮으면 손해를 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민간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진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한강 리버버스 타당성 조사' 보고서 표지. [출처 서울시]


특히 리버버스를 출·퇴근 등 교통수단 측면에서 분석한 내용을 보면 한 해 평균 335일(30분 간격)을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수요가 연간 최대 8946명(2025년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7명이 채 안 된다. 요금 2000원 기준으로 이보다 비싼 경우엔 수요가 더 떨어진다.

다만 리버버스를 관광용으로 활용하는 경우엔 한해 35만명가량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사업 타당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금은 어른 1만 5000원을 기준으로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연구진은 “한강 리버버스는 교통 측면에서 접근시간 및 대기시간을 고려한 통행시간이나 통행비용이 지하철과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며 “출퇴근보다는 관광 측면의 기능이 강하다”고 결론지었다.

리버버스 선착장까지 접근하고, 배를 타고, 도착 선착장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시간 등을 따지면 기존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얘기다. 당시 이러한 검토 결과를 받은 서울시는 사업 추진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이호진 서울시 수상사업부장은 “당시 타당성 조사는 민간사업자가 제안했던 3개 노선에 국한해 진행된 것으로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추진하는 리버버스는 보다 실용적으로 교통수단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영국 런던 템즈강의 '리버버스'에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현재 서울시는 행주대교, 상암, 여의도, 반포, 잠실 등 10개 선착장에 200인승 페리를 투입하고, 다양한 노선으로 운영해 수요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리버버스 도입 가격도 2017년엔 한 척당 60억원가량으로 잡았으나 현재는 20억원대로 낮췄다. 또 이르면 7월께 이 같은 운영방안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발주할 방침이다.

그러나 선착장 숫자가 늘어나고, 교통수단의 성격이 강해질수록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해지는 게 문제다. 리버버스가 교통수단으로 활용되려면 우선 출퇴근 시간대에 셔틀버스와 시내버스 등 연계교통 수단을 선착장에 촘촘하게 넣어야만 한다. 운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리버버스의 운행 간격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영국 런던의 템즈강 리버버스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10~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한강 리버버스의 운행 간격을 이보다 더 좁히려면 그만큼 초기에 많은 배를 도입해야만 한다. 이 경우는 수요가 적은 낮 시간대 활용 방안이 숙제다.

또 연계교통편과 리버버스의 요금 책정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지하철·버스보다 비싼 데다 전체 통행시간까지 늘어난다면 승객의 외면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요금을 낮추게 되면 서울시가 부족분을 재정으로 메워줘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

김동규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한강 리버버스는 통근수단으로 볼 경우 비용과 연계환승 측면에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며 “접근 인프라·대체수단 등과 함께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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