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에 완판... "한끼에 이 돈이면 거의 공짜, 정말 좋다"
[아이-뷰 박재형]
▲ 자율적으로 메뉴를 가져가는 인천대학교 학생들의 모습 |
ⓒ 박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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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대학생들에게는 어느새 낯설어진 말이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물가 상승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찮아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생들의 사정을 감안해 정부에서는 1천 원으로 아침밥을 든든히 먹을 수 있는 아침밥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학이 예산을 마련해 학생들이 천 원에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큰 호응에 힘입어 정부는 1천 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인천 지역 대학을 찾아갔다.
"부담 없이 아침 챙겨먹어 든든해"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이른 아침, 가천대학교(이하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학생식당은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시험으로 대학생들이 피곤한 모습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침을 챙겨 먹으며 또다시 다가온 하루를 준비했다.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학생들은 식당 앞으로 서서히 몰려들기 시작했다. 키오스크에는 '천 원의 행복'이라 적힌 메뉴가 있어 학생들은 천 원만 내면 식권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밝은 표정으로 식당에 들어섰다. 조리원들은 학생들을 반기며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건넨다. 오늘의 메뉴는 미역국∙제육김치볶음∙알감자조림∙계란후라이∙쌀밥 그리고 깍두기다. 조리원들은 혹여나 반찬을 받지 못한 학생이 있지나 않을까 식당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살뜰히 챙긴다. 학생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가천대 천 원의 아침밥 식권은 90장. 통상적으로 아침식사는 8시에서 9시 반까지 운영한다. 이날은 30분 만에 모든 식권이 다 나갔다. 때를 놓친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구순옥 조리실장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메뉴가 나오는 날은 5분 만에 마감되기도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 1천원의 아침밥을 먹는 인천대학교 학생들 |
ⓒ 박재형 |
인천대학교는 '천 원의 아침밥'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케이스다. 일평균 400~500명 학생이 1천 원을 내고 조식을 먹는다.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의 뒤를 따라가 보니 어느덧 제1 기숙사 식당 앞이다. 인천대의 경우 배식에 인원 제한이 없어 학생들이 식당에 끊김이 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자율 배식이라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양껏 가져갈 수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판을 깨끗이 비운다.
안정연(세무회계학과) 학생은 "보통 하루에 두 끼를 먹는데, (천 원의 아침밥)을 먹으면 점심을 안 먹을 수 있어서 식사비를 아낄 수 있다"고 전했다.
정도희(디자인학과) 학생은 "2019학년도 때부터 기숙사에 살며 천 원의 아침밥을 챙겨 먹었다. 아침을 꼭 먹는 편인데 시간도 많이 아낄 수 있고 천 원 정도면 거의 공짜로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메뉴도 항상 고기반찬이 나와 만족한다. 지난해 경우에는 예산 소진이 빨라 (사업이) 일찍 끝났는데 올해 다시 한다고 해서 계속 챙겨 먹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관계자는 "천 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메뉴 구성에 있어서 골고루 영양을 챙긴다"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천 원의 아침밥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자 다른 대학들도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모양새다.
▲ 이른 아침, 식사를 받는 가천대학교 학생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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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대학교 제1 기숙사 식당의 키오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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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재형 i-View 객원기자, zxk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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