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묻자 "태영호는?" 말 돌린 이재명…당내서도 "그건 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 자당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동문서답으로 대응하는 데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가 자당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여당 인사들의 의혹을 언급하며 말을 돌리는 것을 두고 "무슨 뜻인지는 대략 알겠는데 그런 대응이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질문이 왔으면 그에 대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든지,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는 게 정석"이라며 "상대 당의 그런 부분(의혹)은 우리가 얘기 안 해도 국민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도의 채널에서 (야당에 대한) 비판을 하든지, 문제 제기를 하면 될 일이고 굳이 당 대표가 그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게 별로 호의적이지 않을 것 같다"며 "언론이나 그걸 바라보는 국민 입장에서 썩 그렇게 잘했다, 박수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야권 인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국민들 기준에서 민주당의 돈 봉투 문제 등을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것에 맞는 얘기를 타당하게 해야지, 그렇게 하는 것(야당의 의혹을 들먹이는 것)은 당 대표가 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이어 "양당이나 양 세력에 대해 균형 잃은 검찰의 처사를 지적하려 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부터 시작해서 통상 태영호 의원 같은 의혹이 불거지면 검찰에서도 충분히 수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의 정치 공세나 검찰의 정치 수사가 너무 편파적이라는 걸 에둘러 지적하려는 것 같지만, 당 대표가 할 만한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 혐의로 보여지던데"라며 말을 돌렸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자당의 의혹에 대해 물으면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등 여권 인사를 겨냥한 의도적 동문서답을 해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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