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시다 저녁 메뉴 고민? 당신의 국민은 누구인가"
[박정훈, 남소연 기자]
▲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일본은 역사 왜곡 중단하라!"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8일 한국을 실무 방문해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야3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과 957개 시민단체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에도 '굴욕 외교' 대신 '실용 국익 외교'를 펼쳐줄 것을 요구했다.
야3당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4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시민사회 정당 입장발표 공통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동원 후쿠시마 오염수 등 현안에 대해 한·일 양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식민지배 역사왜곡·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일제 강제동원·일본군 '성노예제' 사죄배상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등의 네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시민단체들과 야3당은 "'한일 정상회담'이 제대로 된 한일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되려면, 일본은 지금이라도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강제동원 문제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사죄배상부터 약속해야 한다"라며 "또 독도 문제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문제, 방사성 오염수 투기 문제, 일본의 재무장과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등 한일간 현안들을 보편적 인권과 평화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기시다 총리 내한에 대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굴욕외교의 처참한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다시 마주할지 모를 망국적 장면에 국민들은 벌써 불안하다"라며 "일본 정부는 한반도 불법 강점, 강제 동원, 일본군 성노예제, 민간인 학살 그 어느것도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기시다 총리를 향해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전범 국가로 영원히 남아 과거의 시간 속에 갇힌 수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과오를 직시하고 책임지는 모습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해 서로 손을 맞잡을 것인가"라며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일본의) 과거사는 또 다른 문제로 확대되어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짐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상희 민주당 대일굴욕외교 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굴욕적인 대일 외교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서 '실용적인 국익 외교'를 펼쳐줄 것을 요청한다"라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책임 있는 조치를 이끌어내고 국민의 건강과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라고 밝혔다.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어제 저녁부터 음식 메뉴 하나가 계속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바로 숯불 불고기"라며 "기시다 총리가 오면 (윤 대통령이) 숯불 불고기를 대접하겠다는 얘기가 계속 언론의 주요 지면들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 부대표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있을 시간에 국민들에 대해서 조금만 더 생각해 주기를 요청한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국민들은 누구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어민들 등을 언급하며 "도대체 당신의 국민은 누구인가? 이 많은 걱정은 당신은 왜 함께 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그리는 한일관계의 미래는 허망할 뿐"이라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있다. 우리 국민들이 더 큰 목소리로 싸워 나갈 것이다"라며 향후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 기조에 대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함께한 시민단체들은 6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역사왜곡·일본 재무장 기시다 규탄 촛불' 행사를 열고, 7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일 정상회담 대응 행동' 행사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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