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 난 카카오, ‘카톡 개편’으로 수익성 개선 박차(종합)
버티컬 서비스에 적용될 ‘코GPT 2.0’ 하반기로 출시 연기
영업비용 증가 불가피…”인프라 투자 지속, AI 투자 올해 정점”
영업비용 효율화 노력…”경쟁력 낮은 사업 정리해 손익 개선”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으로 쪼그라든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주요 탭을 재정비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 접근성이 떨어졌던 오픈채팅은 세 번째 탭에 배치한다.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은 지인 간 상호작용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개편 작업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던 한국어 특화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코GPT 2.0’은 고도화를 위해 출시 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사업 협력은 조만간 가시화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4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세 번째 탭을 오픈채팅 탭으로 5월 중 개편해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그동안 찾기 어려워했던 오픈채팅 기능을 세 번째 탭에 배치해 접근성을 늘리는 것이다. 기존 세 번째 탭으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뷰 탭’은 사라진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의 세 번째 탭 도입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일간 활성 이용자 수를 기존 뷰 탭 대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수천, 수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보다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대중성이 있는 신규채팅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친구 탭 개편도 이어간다. 친구 탭은 프로필 내 공감 스티커, 이모티콘 꾸미기 등 도입으로 이용자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하반기까지 친구 탭의 순차적인 개편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 기준 2200만명이었던 친구 탭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올 연말까지 4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일인 친구’를 넘어 ‘기념일인 친구’도 안내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생일 외에 졸업이나 입학, 취업 등 기념일에 맞춰서 선물하는 이벤트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른 매출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카카오의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활용해 나의 기분과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마음 배경 갤러리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 공개는 하반기로 연기됐다. 카카오는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일정을 미뤘다는 입장이다. 코GPT는 카카오브레인이 ‘GPT-3’를 기반으로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2021년 공개한 AI다. 코GPT 2.0은 전작보다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규모가 확장된 버전이다.
홍 대표는 코GPT 2.0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비춰보면 파라미터나 데이터가 부족할 수 있지만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로선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어 AI 생성 모델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협력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채팅 인터페이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와의 글로벌 사업 협력도 가시화한다.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음원음반 유통은 카카오엔터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라며 “매니지먼트 사업은 양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SM엔터의 강력한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험을 더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SM엔터 관련 손익은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배 CIO는 “SM엔터테인먼트와 산하 종속회사가 카카오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 것은 1분기 재무상태표에 반영됐다”며 “2분기부터는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이 될 예정”이라고 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비용 효율화를 위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들은 정리한다. 홍 대표는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I 관련 투자 비용이 크게 늘면서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보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배 CIO는 “올해 AI 관련 투자 비용은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올해 뉴 이니셔티브(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카카오헬스케어)의 연간 영업손실은 작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 이니셔티브 관련 비용은 빠르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인 1227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과 AI 관련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 증가한 1조740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감소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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