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청사진발표 411일만에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미래 꿈나무인 어린이들 위해 더 노력할 것"
행사에 어린이 가족 등 200여명 참석
野, 토양오염 문제로 개방에 부정적 입장
용산 미군기지 부지 일부에 마련된 용산어린이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청사진 발표 411일 만이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12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기지에 이국적인 건물들과 탁 트인 잔디공원으로 조성해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용산어린이정원 주 출입구에서 개최된 개방행사에 참석해 "이곳으로 대통령실을 옮겨온 취임 당시의 마음을 다시 새기게 된다"며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축사를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어린이들에게 풍선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진행했고, 정원을 함께 산책하며 페이스 페인팅, 마술쇼 등 준비된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초청된 어린이가족과 일반 국민을 포함해 관계부처 장관, 국회의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 10일만인 지난해 3월20일 용산 대통령실 이전 조감도를 설명하며 구체화됐고, 411일만에 일반에 개방하게 됐다. 앞서 용산기지의 공원화는 1986년 미군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고건 당시 서울시장에게 지시하며 나온 구상이다. 역대 정부가 시도했고, 2003년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합의, 2006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추진에 따라 2007년 6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안보, 환경 등의 이유로 미뤄져 왔다가 2019년 한미주둔지위협정(SOFA)절차에 따른 반환이 시작되며 본격화됐다.
어린이정원 면적은 30만㎡로 미군이 사용하던 이국적인 건물들의 외관은 유지하면서도 독서를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인 용산서가, 전시관, 이벤트하우스. 카페 어울림, 기록관 등으로 개조돼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로 탈바꿈했다. 1967년부터 3년간 용산기지에 살았던 수 코스너 인터뷰를 바탕으로 당시 미군 가족의 집을 재현한 '수 하우스'도 마련돼있다. 특히 유모차와 휠체어 대여 시설과 의무실, 수유실·기저귀교체실도 마련돼있다.
야구장 4곳이 있던 곳은 7만㎡ 규모의 잔디마당으로 재탄생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고, 공연 등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으며, 잔디마당 바로 위에는 전망언덕까지 생겨 용산 대통령실 청사와 국립중앙박물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탁 트인 개방감도 갖췄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사전 언론공개행사에서 "여기에 나무도 심고, 기념비 같은 것도 만들고, 동상도 놓고,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지만, 생각을 해보니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이 많고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았다"고 개방형 공간으로 구성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용산어린이정원 동쪽으로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으로 구성된 스포츠필드가 있어 어린이들의 체력 증진과 스포츠 문화 육성에도 일조할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를 위해 전국유소년야구대회와 축구대회가 개최한다.
스포츠필드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통하는 부출입구가 있어 여가·스포츠와 전통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통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으며,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을 가꾸고 국민과의 소통 접점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야권과 환경·시민단체에서는 비소 및 다이옥신 등 토양오염 문제를 이유로 여전히 개방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환경공단의 '사우스포스트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66.1%인 10만8920㎡에서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의 토양오염 우려 기준 1지역(공원·학교용지·어린이놀이시설 등 부지) 기준치를 초과해 논란이 됐다. TPH 기준치 500㎎/㎏ 대비 36배, 비소 9.4배, 납 5.2배 등 여러 항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해 2시간만 오염 위험 때문에 2시간만 있어라', '2시간만 지내십시오'라는 조건으로 개방한 지역을 포함한 그런 지역을 15㎝의 흙을 덮어 다시 개방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국민 안전 놓고 볼 때나 국익 놓고 볼 때나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 모니터링을 촘촘히 시행한 결과 정원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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