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기시다에 청주 대접"…日안보국장은 통역 질책, 왜

박태인 2023. 5. 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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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에게 한국식 청주를 대접하려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접견해 전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며 “지난 방일 때는 소주와 맥주를 주셨으니, 이번엔 기시다 총리가 자주 드시는 술을 준비하려 한다”는 취지의 말도 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7일 방한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친교 만찬에서 ‘청주’를 택한 이유는 기시다 총리가 ‘사케 애호가’여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 사케와 가장 비슷한 술을 고른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과 일본 노포에서 소맥을 마시며 ‘친교 만찬’을 할 때도 고향인 히로시마의 사케인 가모쓰루(賀茂鶴)를 별도로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선 “기시다 총리에게 숯불 불고기를 대접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본에도 야끼니쿠(구운 고기) 문화가 있지만, 한국식 전통 숯불을 제대로 경험하진 못했을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간 셔틀외교의 복원인 만큼 전통 한국 음식으로 정중히 대접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만찬을 한남동 관저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양국 정상 부인도 함께하는 ‘홈파티’의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관저 만찬이 이뤄질 경우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에 이은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관저 손님이 된다.

전날 윤 대통령과 아키바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의 접견에선 윤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노래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일본 통역관이 윤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아키바 국장의 말을 전하자, 아키바 국장이 통역관을 멈춰 세우곤 “빠뜨린 것이 있다”며 다시 통역을 요구했다. 이에 통역관은 “제가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다. 윤 대통령님의 ‘아메리칸 파이’ 노래도 정말 성공적이었다”는 말을 전했고, 윤 대통령이 웃으며 고마움을 밝혔다고 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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