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룰'에 개딸들 '기득권 지키기'라며 반발한 이유는

박준이 2023. 5. 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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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 룰' 제정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 청원 사이트인 국민응답센터에도 지난달 25일 '현역 국회의원의 단수공천 금지를 요구한다'는 청원이 게시됐고, 공천 과정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높여달라는 요구가 수차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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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개정안 반대' 목소리
정치 신인들도 "다시 만들어야"
"세력 경쟁 예선전" 분석도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 룰' 제정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기존 공천 틀을 유지한 것은 결국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친명계(친이재명계)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친이(친이낙연계), 친문(친문재인계) 중심의 당내 의원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3~4일 이틀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 제정안'에 대한 전원 투표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총선공천제도 TF(태스크포스)가 확정한 안을 두고 당내 일부 정치 신인과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이 발표한 특별당규 제정안은 기본적으로 이해찬 전 대표 시절의 '시스템 공천'의 틀을 따른다. 경선 시 국민 50%와 당원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중심으로 한다. 앞서 당 지도부가 구성될 당시 친이계(친이재명계) 중심의 지도부가 공천권을 남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변화의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본사회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 특별당규 안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자격 조건을 갖춘 경우 경선에서 단수후보자로 선정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단수 공천이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기존 현역 의원들과 청년, 정치 신인이 경쟁했을 때 현역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민주당 청원 사이트인 국민응답센터에도 지난달 25일 '현역 국회의원의 단수공천 금지를 요구한다'는 청원이 게시됐고, 공천 과정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높여달라는 요구가 수차례 올라왔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정당개혁·정치개혁을 바라는 민주당 청년 정치인과 정치신인' 일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현역의원 기득권을 위한 특별당규 개정 절차를 중단하고, 진정한 개혁공천을 위해 특별당규(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치 신인의 기회 보장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정치신인인 청년정치인이 여론조사에서 현역의원을 10% 이상 앞서기는 매우 어렵다"며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마치 이 제도가 청년을 위한 제도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러한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기존 친이(친이낙연계), 친문(친문재인계) 의원 중심 구도가 공고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역 프리미엄' 구도를 깨고 일종의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를 두고 총선을 앞두고 불거질 계파 갈등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당내 일종의 세력 경쟁의 일환이다. 일종의 예선전"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주요한 지역은 경선을 할 텐데 거기에서 누가 더 유리할 것인가를 두고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선거가 다가올수록)공천 혁신에 대한 요구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기득권을 깨기 위한 혁신을 할지의 여부는 순전히 이재명 대표가 손에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공천제도TF 단장인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일부 의견일 뿐"이라며 "자기들의 입맛에 맞춰서 공천을 할 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랐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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