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사고 원인 10건 중 3건 기관 손상…“작은 결함이 대형 사고로”

해양교통안전공단, MTIS 활용 분석
고위험 선박 안전관리 서비스 강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서 최근 5년간 해양 사고 원인을 조사한 인포그래픽. ⓒ한국해양안전교통공단

최근 5년간 기관손상에 따른 해양 사고가 전체 사고 가운데 27%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기관과 보일러, 냉각수 펌프 등 선박 설비에서 발생하며, 선박사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자체 개발한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활용해 2018년부터 5년간 해양 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선박 1만5997척 가운데 기관손상 사고 발생 선박 수는 4313척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기준 전년 대비 늘어난 해양 사고는 ▲기관손상 ▲조타장치 손상 ▲침수 ▲해양오염 ▲접촉 ▲충돌 ▲화재폭발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기관손상은 전년 대비 사고 선박 수가 39척 증가해 전체 해양 사고 증가량의 절반 이상(63.9%)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 기관손상 사고는 어선 2779척, 비어선 355척, 수상레저기구 1179척으로 나타났다. 선박 용도에 따른 등록 척수별 사고 발생률은 어선이 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KOMSA는 “해상에서 기관손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육상과 달리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워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 연안어선 진성호 사건은 주기관이 손상된 상태에서 시동을 시도하다 배터리 과열로 불이 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OMSA는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지리정보시스템(GIS)과 해양 사고 재결서(사고 조사·행정심판 내용을 적은 글) 키워드 분석을 통해 기관손상 사고 다발 해역과 사고 주요 원인을 파악해 이달부터 고객 맞춤형 사고 예방 프로그램을 추진할 방침이다.

GIS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기관손상 사고는 주로 서해와 남해에서 발생했다. 서해는 평택~당진과 태안, 보령 인근, 남해는 목포, 완도, 여수 인근에서 사고가 잦았다.

해양 사고 재결서 2330개 단어를 분석한 결과 ▲파손·손상 ▲엔진·주기관 ▲정비·점검·관리 소홀 등이 주요 요인이었다. 기관손상 사고 발생 때 선박이 표류하다 배가 암초 등에 얹히는 좌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KOMSA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어선 등 기관손상 사고 등 고위험 선박에 대한 선박 안전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어업인 등 종사자 대상 안전교육과 사고 원인에 따른 안전설비 보급 등 고위험 선박을 전담 관리하는 ‘케어 쉽(Care Ship)’ 서비스를 한다.

해양 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어촌계를 선정해 지역별 전문정비업체와 함께 중소형 선박 안전진단 서비스도 추진한다.

어업인 등 선박종사자 자가정비능력을 강화해 자율안전관리 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KOMSA는 지난 1월 공개한 기관(엔진) 5종에 대한 자가 정비 지침서(매뉴얼)과 교육 영상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매뉴얼과 교육 영상은 KOMSA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기관손상 사고는 작은 결함이 화재·폭발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점검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단은 앞으로도 현장 맞춤형 선박 안전관리 서비스 개발과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