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행객, 노동절 연휴 닷새 간 28兆 썼다

2억7400만명 여행길 올라
中 언론 "경재 잠재력 보여줘"

중국 내 여행객들이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동안 1480억5600만위안(약 28조5407억원)을 관광에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을 완전히 회복한 소비 활동을 두고 중국 내 언론들은 "경제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5일간의 노동절 연휴 기간 관광 수입이 14억5600만위안에 달했다는 최종 집계치를 내놨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8.9% 뛴 것이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규모를 소폭(0.66%) 웃도는 것이다. 여행길에 오른 인원수는 2억7400만명(연인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70.83%, 2019년과 비교해도 19.09% 증가한 수치다.

이번 연휴는 중국이 위드코로나 체제로 전환한 후 처음으로 맞이한 닷새 이상의 연휴였다. 중국 지방 정부와 관광 업계 등은 관광지 입장권 및 도로 이용료를 인하하거나 무료입장을 허용하고, 소비 쿠폰을 발행하는 등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였다.

중국 여행 예약사이트 취날에 따르면 5월 1일 베이징-상하이 간 항공권은 오픈 38초 만에, 청두-시안 항공권은 41초 만에, 상하이-우한의 경우 46초 만에 매진됐다. 각종 기록이 발표되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역대 가장 뜨거웠던 노동절"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중국 내 언론들은 급반등한 소비 규모와 여행객 집계치를 강조하며, '중국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자평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대규모 소비 열풍은 중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보여준다"면서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각종 경제 데이터에 반영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직관적인 소비 심리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일부 주요 명승지나 인기 관광지에서 나타난 무질서와 바가지요금 등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GT는 "노동절 연휴의 시험대 위에서 어떤 곳에서는 바가지 가격과 계약 위반 등이 나타났다"면서 "한편으로는 관광 혼란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위드코로나 전환과 지난해 부진한 경제 흐름에 따른 기저효과, 정부의 전격적인 정책 지원 등에 힘입어 올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아태 지역이 세계 경제 성장의 70%를 차지할 것이며, 중국은 인도와 함께 지역 성장 촉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