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1분기 3750억원 흑자…배터리는 분기 최대 매출(상보)

정제마진·파라자일렌 스프레드 개선 효과
"2분기 中리오프닝 본격화…수익성 개선 전망"

작년 4분기 유가 급락으로 6000억원대 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 19조1429억원, 영업이익 3750억원, 당기순손실 520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77.3% 감소했지만, 작년 4분기 6833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16조2615억원) 대비 17.7% 늘었고 전 분기(19조1368억원)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실적 회복 주요인은 정제마진과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 개선이 꼽힌다. 스프레드는 제품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을 말한다. PX 원재료인 나프타값도 오르긴 했으나,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수요가 늘었고 이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더 많이 오르면서 마진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세전이익은 분기말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 관련 손실과 상품파생이익 축소 영향 등으로 영업외손실이 2187억원 발생해 1563억원을 나타냈다. 순차입금은 배터리사업 투자 지출 확대 등으로, 전년 말 대비 1조362억원 증가한 15조5510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외경 [사진제공=SK]

사업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배터리사업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신규가동을 시작한 공장들의 램프업(Ramp up·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 덕에 전 분기 대비 4279억원 증가한 3조305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손실은 3447억원이다.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적자가 약간 늘었다. 배터리 판매량 증가와 신규 공장 수율 향상으로 영업이익률은 올라갔다.

석유사업은 전 분기 6612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274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OSP(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 판매 고시 가격·Official Selling Price)의 하락 영향 등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하락세 완화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줄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화학사업은 PX 마진 상승, 재고 관련 손익 효과 및 고정비 감소로 전 분기 대비 1973억원 증가한 10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온 NCM9 배터리 [사진제공=SK온]

윤활유사업은 판매 경쟁 심화와 전 분기 대비 평균 환율 하락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92억원 감소한 2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판관비 감소에도, 매출원가 증가 영향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31억원 감소한 1135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일회성 비용 소멸, 생산 증가 및 비용 개선 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가 9억원 축소되며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은 올해 2분기 해외 신규 공장의 추가 램프업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효과가 회계 반영돼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소재 사업 역시 주요 고객사의 수요 증가로 점진적인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올해 대내외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