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골프장 IT솔루션 선두 기업’ 스마트스코어 박노성 부대표

정대균 2023. 5. 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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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운영 솔루션으로 사업 확대
카카오VX에 민·형사 소송 제기
골프장 IT솔루션 스타트 기업인 스마트스코어 박노성 부대표. 스마트스코어 제공


“카카오VX가 지난 2년간 801회나 우리 회사 관리자 페이지에 해킹을 시도했다. 더 이상 대기업 횡포를 좌시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했다.”

종이 스코어 카드 대신 태블릿PC로 스코어(점수)를 관리하는 골프장 IT솔루션을 두고 선발주자인 스마트스코어(회장 정성훈)와 후발주자인 카카오VX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스코어의 박노성 부대표는 스타트업 성공 비결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묻고자 만난 자리에서 먼저 소송 얘기부터 꺼냈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달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카카오VX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박노성 부대표는 “카카오VX가 2021년 3월경부터 2023년 3월까지 무려 2년여에 걸쳐 총 801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당사 관리자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고, 그 중 577회 해킹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목적성이 명확한 조직적인 망 침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2021년경에는 주로 1개 골프장에 대한 정보 접속을 통해 솔루션을 모방할 목적이었다고 한다면 2021년 말부터는 148개 골프장(이 중 136개 골프장에 접속)에 대한 정보 접속을 통해 영업 활용 목적으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무단 침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014년 10월 설립된 골프장 IT솔루션, 골프 포털 서비스 회사로 2015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스코어 핵심 사업은 골프 산업의 두 개의 축인 골프장과 골퍼를 기반으로 하는 골프 플랫폼 사업이다.

골프장(IT서비스 제공을 통한 운영 솔루션의 네트워크화)에서 골퍼들이 스코어 관리 등 골프 O2O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시키는 모든 온라인 트래픽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곧 골프라운드 데이터가 되어 골프 산업 전반에 사업 및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골프장 운영 솔루션인 ‘스마트스코어’가 골퍼들 사이에서 일상화되면서 스마트스코어는 보통명사화가 되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에 벤처 유공 포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 투자 유치 성공 등으로 IT솔루션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은 유통, 어패럴, 브랜드 사업, 해외 진출 등으로 넓혀 가고 있다. 골프웨어 맥케이슨과 클럽 제스타임을 인수한데 이어 충북 제천 킹즈락(구 힐데스하임)을 위탁 운영 중이다. 미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 매거진도 발행 중이다.

이렇게 해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던 회사는 임직원 300여명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 창업 이후 최대 위기다. 그는 ‘카카오VX의 도둑질 때문’이라는 다소 격앙된 표현까지 써가며 중소기업의 원천 기술을 거리낌없이 도용하는 대기업의 행태를 성토했다.

그는 “심지어는 골프장 사장님들도 사업성이 없다며 만류했을 정도로 이 사업의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라며 “하지만 골프는 스포츠고 스포츠는 기록이 중요하다. 그래서 스코어 관리는 시기, 속도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잘 될 것으로, 답은 정해져 있는 걸로 생각했다”고 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애초에 특허 출원을 했더라면 카카오VX와 송사는 없었을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박 부대표는 “오랜 시간 여러 차례에 걸쳐 준비를 했다. 바이오나 AI 등 원천 기술이 있는 것 들은 특허를 받았을 때 특허 힘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 같은 솔루션 기업은 다르다”고 특허 출원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특허를 받더라도 누군가 살짝 변형해 서비스를 개발하면 특허가 있더라도 상대방의 침해 행위를 법적 분쟁을 통해 다퉈야 한다. 특허 출원 시 핵심 기술 및 서비스 구조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모방하려는 기업에 오히려 도움을 주게 된다. 그래서 특허 신청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다 결국 출원을 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실 법 이전에 도덕적 양심과 기업 윤리라는 것들이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똑같이 베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스코어는 현재 카카오VX와 공정거래법과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민사 소송도 진행중이다. 통상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기술 분쟁 발생시 중소기업이 증거 채집이 잘 안되는 것과 달리 카카오VX의 시스템이 스마트스코어와 너무 똑같아 증거는 차고 넘친다는 생각에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됐다는 게 박 부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너무 똑 같았다. 단순한 화면 캡처가 아니었다. 그냥 베꼈다. 세세한 부분까지 같았다”면서 “해킹 증거를 잡았다. 카카오VX도 인정했다. 대신 임원진들은 몰랐고 실무진에서 이뤄졌다고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한 컴퓨터가 아닌 다수의 IP를 이용하여 침입하였다는 증거를 채집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에 기술침해 행정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의 IT관련 사업은 골프장 IT솔루션과 앱을 기반으로 한 고객 편의를 탑재한 서비스가 있다. 그 중 5월 중에 출시 예정인 모바일 캐디에 대한 반응이 기대된다.

업계 최초로 반납까지 받는 클럽 렌탈 서비스도 실시한다. 킹즈락(힐데스하임)의 성공적 운영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골프장 운영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골프장 위탁 운영의 출발점은 ‘대중화에 기여’로 잡고 있다. 골프장별 진행 표준시간, 핀포지션에 따른 스코어 통계 등 골프장 운영 솔루션도 향후 주력 사업 분야다.

박노성 부대표는 “스마트스코어가 해야할 일은 아직도 많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다소 두렵기는 하다. 상대가 공룡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대응해보겠다”고 결연한 결기를 내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에게 묻고 싶다. ‘좀스럽고 민망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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