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다매체 시대 치열해진 편성 전쟁…늘어나는 '겹치기 출연' 괜찮을까

장수정 2023. 5. 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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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주연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이로운 사기’ 비슷한 시기 방송
신재하·표예진 등 겹치기 출연 사례 이어져

여러 영화, 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하는 조연 배우들은 물론, 최근 주연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전제작 후 공개 플랫폼 및 편성 시기를 조율하는 작품들이 많아죠 이를 예상하고 또 조율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도치 않게 작품 공개 시기가 겹친 배우들이 큰 부담감을 떠안게 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열연 중인 배우 김동욱은 이달 말부터는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로도 시청자들을 만난다. tvN 월화드라마는 오후 8시 50분, KBS2 월화드라마는 오후 9시 50분 방송되고 있지만, 일부 방송 시간이 겹치게 돼 시청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KBS

김동욱이 이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지난 1월 ‘진검승부’ 후속작인 수목 드라마로 편성됐으나, 카타르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결방이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해 방송일이 연기된 사이, KBS가 수목드라마를 잠정 폐지하면서 월화드라마로 편성이 확정된 것.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강수연 PD가 제작발표회에서 “어떻게 보면 불행한 우연처럼 됐다”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런 쪽으로 이슈가 되지 않도록 후반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동욱이 워낙 캐릭터마다 다른 옷을 잘 입어서 시청자들도 혼돈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안함을 내비쳤다.


앞서는 신재하가 출연하는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이 연속 방송되면서 일부 시간대가 겹치는 일도 있었다. 두 작품 모두 신재하가 악역으로 열연 중인 상황이었고, 이에 일부 시청자들이 ‘헷갈린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신재하는 종영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출연 결정 당시에는) 방영 시기를 몰라서 이렇게 편성될지 예상 못 했다”고 해명했으며, “캐릭터가 다르다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지만, 보시는 시청자 분들께선 비슷한 것 같다고 하셔서 죄송한 마음도 있다”고 사과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표예진이 최근 tvN 월화드라마 ‘청춘월담’, ‘모범택시’에 동시 출연하면서 일주일에 네 번 시청자들을 만난 바 있다. 지난해에는 MBC ‘닥터로이어’와 SBS ‘우리는 오늘부터’가 비슷한 시기 편성이 되면서 주연 배우 임수향이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등 조연 배우는 물론, 주연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 상황이 자주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겹치기 출연, 특히 주연 배우들의 경우에는 최대한 방송 시기를 달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물론 지금도 방송 시기 및 시간대가 겹치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분위기지만, 사전제작 후 편성을 확정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를 미리 계획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공개 여부 및 시기까지 함께 조율하는 과정에서 편성이 갑작스럽게 이뤄지거나 바뀌기도 한다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편성의 키를 쥔 방송사의 노력DL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주연 배우가 겹치기 출연의 부담감을 모두 떠안게 되는 만큼 그들을 향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수목극을 폐지하면서 어쩔 수 없이 김동욱 주연작을 겹치기 편성하게 된 이번 KBS의 사례처럼, 이제는 방송사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곤 한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를 하면서 생기는 갑작스러운 변화들도 있다.


더욱이 지금은 TV 앞에서 방송 시간에 맞춰 본 방송을 시청하는 풍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 겹치기 출연이 초래할 혼돈도 전보다는 약화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OTT 등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좋아하는 작품을 보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 문제의 심각성이 전보다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물론 홍보 활동의 문제도 있고, 최대한 이를 피하는 것이 맞지만, 상황상의 문제라면 이해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숫자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예상하며 대응하는 것도, 서로를 배려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캐릭터나 작품 성격이 다르면 서로의 작품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이전 작품의 흥행이 또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주면서 시너지가 나는 경우들도 있다. 시청자들이 더 유연하게 이를 받아들이며 즐겨 주시기도 한다. 비슷한 작품을 무리하게 욕심내는 것이 아닌 이상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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