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금리 3%지만 안 빌려요"…보증금 하락·월세전환 원인

심나영 2023. 5. 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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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3%까지 내려왔지만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월세 거래 증가에도 임대보증금의 수준이 하락하면서 전세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이라며 "임차인의 심리 위축과 월세 선호 현상에 더해, 임대인의 측면에서는 전세 갭투자가 위축되고 이들의 수익추구 형태가 매매차익에서 월세 수익으로 행태가 바뀌면서 앞으로도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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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계속 줄어
전세 사기로 보증금 반환 리스크 커져
월세 계약 늘고 전세보증금도 하락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 3%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금리가 3%까지 내려왔지만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세 사기로 인해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커졌고 임대 시장단에서 월세 계약이 늘어난데다 보증금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시중 자금흐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의 전세대출 잔액 감소는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 대출 뚜렷한 감소세

국내 예금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외국은행지점)의 전세자금 대출 증감 폭을 보면 작년 하반기부터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1조원)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매달 감소세(작년 12월 -4000억원→ 올해 1월 -1조8000억원 → 2월 -2조5000억원 → 3월 -2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으로 좁혀보면 감소 추세는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해서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말 기준 약 124조9000억원이었는데, 이는 고점을 찍은 작년 9월(약 134조 2000억원) 대비 9조3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추이는 올라가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계속 5만~6만건 내에서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 2월에 8만건으로 뛰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월세 거래 증가에도 임대보증금의 수준이 하락하면서 전세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이라며 "임차인의 심리 위축과 월세 선호 현상에 더해, 임대인의 측면에서는 전세 갭투자가 위축되고 이들의 수익추구 형태가 매매차익에서 월세 수익으로 행태가 바뀌면서 앞으로도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 낮아도 전세대출 안써

현재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추세를 바꿔놓진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하나은행만 제외하고 일제히 3%대에 몰려있었다.

이중 KB국민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가장 낮았는데, 6개월 변동금리는 3.69~5.09%, 고정금리는 3.70~5.10%였다. 작년 5월 1일(변동금리 기준 3.14%~4.34%)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소폭 내리고, 전세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2년물 은행채 금리도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줄었다. 5대 은행 기준으로 지난달 말 약 50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달(511조2000억원)과 비교해 2조2000억원 축소됐다. 작년 말과 올해 초 반짝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었다. 지난 3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09~5.86%, 고정금리는 3.70~5.88%로 전세대출금리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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