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일수록 가산금리 더 올랐다

권현지 2023. 5. 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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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저신용자일수록 가산금리는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BNK부산은행은 저신용자 평균 가산금리가 지난해 11월 5.9%에서 올해 4월 7.54%로 올랐을 때 고신용자는 4.3%에서 3.76%로 오히려 0.54%포인트 감소했다.

가산금리 상승으로 저신용자들의 은행 대출은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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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대비 가산금리 인상폭 커
은행들, 리스크 관리 차원
저신용자 은행 문턱 더 높아져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저신용자일수록 가산금리는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이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저신용자들이 시중은행에서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졌다.

과도한 고금리 이자장사를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불구 예대금리차가 전월대비 확대되고 있는 2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NH농협은행의 신용평점 700점 이하(KCB 기준)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5.57%로 대출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1월(4.52%)보다 1.05%포인트 올라갔다. 반면 900점 초과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2.89%에서 3.08%로 0.19%포인트 올랐다. 통상 KCB 기준 700점 이하 차주를 저신용자로 본다.

우리은행 역시 저신용자 가산금리가 지난해 11월 5.22%에서 지난달 5.84%로 0.62%포인트 오른 반면 고신용자 가산금리는 2.81%에서 2.89%로 0.08%포인트 올라가는 데 그쳤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저신용자 가산금리 인상 폭이 고신용자 대비 높았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가산금리가 더 많이 붙은 것이다.

지방은행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BNK부산은행은 저신용자 평균 가산금리가 지난해 11월 5.9%에서 올해 4월 7.54%로 올랐을 때 고신용자는 4.3%에서 3.76%로 오히려 0.54%포인트 감소했다. 전북은행도 저신용자가 1.79%포인트(8.7%→10.49%) 오른 반면 고신용자는 0.71%포인트(5.81%→5.1%) 줄어들었다.

저신용자의 가산금리가 더 많이 올라간 건 그만큼 이들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정할 때 인건비, 영업점 임대료에다 리스크 관리비용 등을 더해 자율적으로 정한다. 취약 차주의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크므로 가산금리를 더 붙이게 된다.

가산금리 상승으로 저신용자들의 은행 대출은 더 어려워졌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이용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1월 903점에서 916점으로 13점 올랐다. KB국민은행이 907점에서 941점으로 37점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신한은행(13점), 하나은행(11점), 우리은행(8점) 순이었다. 농협은행 897점에서 896점으로 1점 내렸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저신용자들에 대해선 정책금융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는 건 전체 시스템 위기를 막기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취약 차주들에 대해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정책금융의 총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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